[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지난 1월 초 우리 공군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A’가 비상착륙한 사고 원인은 ‘조류 충돌’(Bird Strike)로 확인됐다.
| 지난해 10월 18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1’(서울 ADEX) 프레스데이 행사에 전시된 F-35A 전투기.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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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공군은 F-35A 비상착륙 조사결과 발표에서 “당시 공대지 사격 임무를 위해 청주기지를 이륙한 항공기가 사격장 진입을 위해 저고도 항법비행 중 좌측 공기흡입구에 독수리가 충돌한 후 항공기 기체 격벽을 뚫고 무장적재실 내부로 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4일 이 F-35A는 임무 비행을 하던 중 항공전자계통 이상으로 착륙장치가 내려오지 않아 충남 서산 제20전투비행단 활주로에 ‘동체 착륙’했다. 동체착륙은 착륙장치가 작동이 안 될 때 비행기의 동체를 직접 활주로에 대어 착륙하는 방식이다.
당시 조종사는 지상과의 교신에서 ‘비상착륙’을 선포한 뒤 기지 상공을 선회하면서 남아 있던 연료를 소진한 후 낮 12시51분께 동체착륙을 시도해 성공했다.
신옥철 공군참모차장(중장)은 이튿날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종사가 저고도 항법 중 ‘쿵’ 하는 소리와 함께 항공기 이상을 느껴 안전고도를 취하면서 엔진 기기를 점검하니까 조종간과 엔진만 정상이었고 나머지 모든 장비는 작동하지 않았다고”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 ‘2021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기념식에서 F-35A 편대가 축하비행을 펼쳐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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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은 사고 이후 항공안전단 안전조사실장을 조사단장으로 비행·정비·항공 관제 분야 전문요원 12명과 미 정부와 미 공군, 항공기 제작사 14명 등 총 26명으로 한미공동조사단을 구성해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섰다.
사고 조사결과 원인은 조류 충돌로 확인됐다. 저고도 항법 비행중인 항공기와 충돌한 독수리가 기체 격벽을 뚫고 무장적재실 내부로 들어갔고, 이로 인해 무장적재실 내부 랜딩기어 작동 유압도관과 전원 공급배선을 다수 파손시켜 동시다발적인 결함을 일으켰다는 설명이다.
공군 관계자는 “충돌 당시 항공기 속도는 시속 900㎞ 수준으로, 무게가 10㎏인 독수리와 충돌한 충격량은 30t으로 상당히 크다”고 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조류 충돌로 손상된 점 이외에 항공기 결함이나 조종사 실수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군은 모든 조종사와 정비사를 대상으로 조사결과 전반에 대해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F-35A 항공기들은 내달 7일부터 순차적으로 비행을 재개할 예정이다.
공군 측은 “F-35A 무장적재실 내 이물질로 인한 충격 시 유압도관과 전원 공급배선 손상을 최소화하고, 유사 시 랜딩기어의 정상적인 작동과 보조 작동 시스템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제작사 측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