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제와의 정상회담을 갖지 못하면서 배경에 대한 왈가왈부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순방을 위해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별조좌관까지 동행했으나 현지 실권자와의 대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엑스포 전시센터에서 열린 아부다비 지속가능성주간 개막식 및 자이드상 시상식에 참석한 뒤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군주와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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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아부다비 지속가능성 주간 개막식 및 자이드상 시상식’ 참석을 계기로 아부다비 왕세제와 만나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UAE 측의 사정으로 전날 취소됐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예기치 못한 불가피한 사정으로 (아부다비 왕세제가)참석을 못하게 됐다”며 “(UAE에서 사정을)정확하게 밝히지는 않았으나 정중하게 양해를 구해왔다”고 설명했다.
UAE는 정상회담이 불발된데 별다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한국 측에는 ‘unforeseen and urgent matter of state’(뜻밖의 긴급한 상황)이라는 사유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부다비 왕세제가 코로나19에 노출된 것이 아니냐는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청와대 관계자는 “(UAE가)정확하게 밝히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만 답했다.
문 대통령과 아부다비 왕세제와의 면담이 불발되면서 UAE 순방 역시 김이 새는 모양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 특보의 동행 소식을 알리면서 성과를 기대케 하기도 했다. 임 특보는 지난 2017년 특사 자격으로 UAE를 방문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문 대통령과 알 막툼 총리간 회담이 한·UAE 정상회담이라고 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와병 중인 칼리파 왕이 있고 아부다비 왕세제가 대행을 하고 있는데 (왕세제는)의전 서열 3위”라며 “회담을 한 알 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통치자가 국가 의전 2위인 만큼 정상회담으로 손색이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UAE 일정을 마무리한 후 18일 오전 두 번째 순방국인 사우디아라비아로 이동한다. 모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왕세자의 초청을 받았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7년 만의 사우디 방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