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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코로나19 의료체계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흐름이다. 여기에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도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K-방역’이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준비 없는 위드코로나 전환이 현재의 의료체계 붕괴를 불렀다고 한 목소리로 방역당국을 성토한다. 일각에선 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환원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내세우기도 한다. 하지만 사회경제적 피해를 감당하기 어렵고 손실보상이라는 벽도 만만치 않은 만큼 결국 지금이라도 의료대응능력을 끌어올리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5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 84.5% 고령층
고령층 위기의 원인은 지난 2월 26일부터 시작된 아스트라제네카 첫 접종시점부터 되짚어볼 수 있다. 당시 바이러스 벡터 기반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중화능(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반인 모더나보다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사실상 아스트라제네카만 대량으로 보유한 우리 입장에서는 달리 방법이 없었고 결국 울며겨자먹기로 고령층을 중심으로 접종을 시작했다.
백신수급상 4월까지 집중적으로 아스트라제네가 백신 접종이 이뤄진 상태에서 백신효과가 이어지는 10월까지는 위중증환자나 사망자는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11월들어 아스트라제네가 백신을 집중적으로 접종한 고령층을 중심으로 백신 효과가 급격히 떨어지는 상태에서 위드코로나로 전환하면서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가 급격히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적어도 9월에는 고령층 부스터샷을 시작했어야 했다”며 “당시 방역당국은 ‘2번만 맞으면 끝이다’는 인식이 팽배했던 게 패착”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부랴부랴 12월을 ‘3차 접종 집중 기간’으로 정하고 고령층 접종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날 현재 80세 이상 접종률은 50%,70대 29.9%, 60대 9.2%에 불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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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12월말 이전, 확진자가 1만명에 이를 것이라며 일단 병상부족 해결을 위해선 체육관·컨벤션센터이라도 전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앞서 정부는 병상확보를 위해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준중증 병상 기준 목표치의 3분의 1만 확보한 상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가장 큰 원인으로 “병원 내에는 수많은 환자가 있다”며 “행정명령을 내렸다고 해도 병원장이라고 독단적으로 병상을 조절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외국처럼 체육관 등 대형 실내시설을 임시병상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령층 추가접종과 병상 확보가 일정 수준 완료될 때까지 일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위드코로나를 잠정 중단하고, 옛 거리두기 4단계로 전면 격상한 후 의료체계 개편 등 숨 고르기를 하는 게 현실적”고 말했다.
정부는 그러나 사적모임 인원을 축소하고 방역패스 적용대상을 확대하는 ‘특별방역대책’을 고수할 방침이다. 재택치료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 대해선 의원급 의료기관 즉, 동네 병원을 관리의료기관으로 지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