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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다음달 1일 금융증권범죄협력수사단(협력단) 공식 출범식을 갖고, 구체적인 조직 구성과 운영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지난해 1월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이 폐지된 이후 약 1년 8개월여 만에 검찰 내 금융·증권 범죄 전담 수사 조직이 부활하게 되는 셈이다.
현재 협력단 구성과 관련 박성훈 단장이 선임된 가운데, 이외 3~4명의 검사가 더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이치현 부부장검사와 최성겸·신승호 검사가 거론된다.
박 단장은 회계 분석 분야 최초로 ‘공인 전문검사(블루벨트)’를 획득한 인물이다. 사법연수원 31기로 회계사로 회계법인에 근무한 특별한 경력을 갖고 있다. 검사 임관 후 프라임저축은행 비리 사건,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발행 사건, 굿모닝시티 윤창열 회장 비리 사건 등 굵직한 경제 사건을 맡아 활약한 ‘베테랑’으로 평가 받는다. 이 부부장 검사는 과거 금융정보분석원에 파견된 경력이 있고, 최 검사와 신 검사는 각각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부 소속으로 모두 금융·증권 범죄 수사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범위인 6대 범죄에는 이번 협력단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경제 범죄가 포함돼 있는 만큼,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직접 수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檢 직접 수사 제한이 한계…“합수단만큼의 신속한 협력 관건”
합수단 폐지 이후 금융·증권 범죄 대응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실제로 검찰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처리한 사건 처리율을 보면 합수단이 존재할 당시인 지난 2017년은 100%, 2018년과 2019년은 각각 82%, 58%에 이르지만, 합수단 폐지 직후인 지난해에는 13%로 급감한 모습을 보였다.
법조계 관계자는 “신속한 처리가 관건인 금융·증권 범죄에 있어 합수단이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아 관련 금융 기관들과 신속하게 정보를 교환하고 합동 수사에 나서는 방식의 체계가 그만큼 실효성이 있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다만 합수단 시절과 달리 이번 협력단은 올해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직접 수사의 범위가 제한됐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6대 범죄에 속하는 사건은 과거 합수단처럼 검찰이 주도적으로 나서 신속한 처리가 가능하겠지만, 이 외 금융·증권 범죄 사건에 대해선 소위 ‘중간자’ 역할에 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금융·증권 범죄의 경우 여러 단계를 축소해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는 게 관건이지만 협력단의 경우 ‘수사’는 제한되고 ‘협력’을 주도한다는 데에 방점이 찍힌 모습”이라며 “결국 협력단의 성패는 직접 수사 권한이 제한된 검찰이 경찰 등 다른 유관 기관들과 어떻게 신속하고 실효적으로 수사협력을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는지에 달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