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7개월만에 1600원대…휘발윳값 2000원 시대 오나

  • 등록 2021-07-06 오후 4:41:51

    수정 2021-07-06 오후 9:09:16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이 2년 7개월여 만에 ℓ당 1600원대로 치솟았다. 휘발유 가격을 움직이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시차를 두고 휘발윳값 역시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6월 다섯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600.9원으로 전주보다 13.5원 올랐다.

휘발유 가격이 1600원을 웃돈 것은 2018년 11월 첫째 주 1660.4원 이후 2년 7개월여 만이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개별 주유소 판매가격의 합을 전체 주유소 개수로 나눈 값이다.

단위=ℓ당 원, 자료=오피넷
휘발윳값은 5월 첫째 주 들어 상승세로 돌아선 이후 지난달 들어 둘째 주 10.4원→셋째 주 11.7원→넷째 주 11.2원→다섯째 주 13.5원 등으로 4주째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연초 대비 총 187원 뛴 휘발유 가격은 가격구조상 추가로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기름값은 2주가량 시차를 두고 국제유가, 더 정확히 역내인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의 석유제품 가격을 반영한다. 이들 현물시장의 가격은 국제유가와 연동해 수급에 따라 움직인다. 정유사는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의 석유제품가격을 평균해 각 주유소에 공급할 석유제품 가격을 정한다. 7월 첫째 주 주유소 석유제품 공급가격은 6월 마지막 주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의 석유제품 가격 평균인 셈이다. 여기서 1주의 시차가 발생한다.

여기에 주유소는 정유사가 공급한 가격을 기반으로 각종 세금과 품질 검사 수수료, 일정 부분의 마진 등을 붙여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주유소는 통상 보름마다 석유제품 비축고를 채우는 점을 고려하면 정유사 공급가격이 소비자 판매가격으로 반영되는 데까지 1·2주 정도가 걸린다.

5일 현재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의 휘발유 가격은 옥탄가92 기준 ℓ당 607.0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다시 쓴 만큼 국내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도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기름값 상승은, 서민은 물론 연료 부담이 커지는 물류업계에도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CJ대한통운(000120)이 지난해 사용한 경유 비용은 36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줄었는데, 경유 사용량이 17% 감소하기도 했지만 단가가 10%가량 하락한 영향도 컸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급등이 국내 택배산업에 즉각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변동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유소가 얻는 이익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휘발유·경유 등에 포함된 세금 비중이 60% 안팎에 달해서다. 휘발유 가격 1600.9원엔 △교통에너지환경세 529원 △교육세 79.35원 △주행세 137.54원 △부가가치세 145.54원(10%) 등 세금과 품질검사 수수료 0.47원이 포함돼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휘발유 가격 상승 폭이 커졌다”면서도 “최근 국제유가는 수요 회복 기대에 기인해 상승한 것으로 실제 수요 회복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석유수출국기구(OPEC) 증산, 이란 핵 협상 타결 등으로 공급이 늘어난다면 다시 하락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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