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 13% 폭등한 유가..연중 최저가 찍은 정유화학株

LG화학·롯데케미칼 등 연중 최저
하반기 영업이익 감소 전망
"수요둔화에 원유값 올라도 판매가에 반영 못 해"
  • 등록 2018-07-03 오후 4:00:58

    수정 2018-07-03 오후 4:00:58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국제유가가 2주간 13% 가량 폭등함에 따라 원재료값 상승에 LG화학(051910), 롯데케미칼(011170), S-Oil 등의 정유화학주(株)가 연중 최저가를 기록하는 등 고꾸라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에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석유제품 판매가에 원유 가격 상승분을 반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정유화학주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출처: 마켓포인트)
◇ SK이노베·LG화학 9%대 하락


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근월물(최종결제일이 상대적으로 가장 가까운 결제 월)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증산 협의가 있기 전인 지난달 21일까지만해도 배럴당 65달러선에서 거래됐으나 OPEC 회의 이후 74달러선까지 폭등했다. 2주간 12.8% 가량 오른 것이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도 배럴당 75달러 수준으로 치솟았다. 산유국들이 유가 안정을 위해 100만배럴의 증산에 합의했으나 현실적으로 가능한 증산 규모가 60만배럴에 불과한데다 미·중간 무역분쟁에 정유화학 제품 거래 수요가 부진해지자 유가가 빠르게 치솟은 것이다.

실제로 이 기간 동안 국내 최대 원유 정제업체인 SK이노베이션(096770) 주가는 9.6% 가량 급락했고 LG화학도 9.2% 가량 빠졌다. 기관투자자는 SK이노베이션을 1500억원, 외국인은 LG화학을 1260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대한유화(006650), S-Oil 등의 정유화학주는 이날 일제히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OPEC 회의 이후 유가가 하향 안정되고 7월 석유화학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원가는 오르는데 중국 등의 수요가 부진해 판매단가에 원가 상승분을 전가하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對)중국 화학 제품 수출 증가율은 올 1월 누적으로 전년대비 7.7% 감소했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올 하반기 영업이익이 1조1500억원으로 상반기보다 15.3%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LG화학 역시 영업이익이 13% 감소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의 정제마진은 1분기 배럴당 7달러에서 2분기 6달러로 하락했고 특히 6월말엔 4달러로 하락했단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선 정유화학주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롯데케미칼의 목표주가를 48만원에서 45만원으로 내렸고, 메리츠종금증권은 SK이노베이션의 목표가를 27만5000원에서 24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7월 정점 예상…“유가 안정되면 투자심리 개선”

정유화학주의 업황은 8월 중순 이후 가을철 성수기 효과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는 유가 안정을 전제로 한다. 이응주 연구원은 “두바이유가 배럴당 65달러 이하에선 유가 상승이 석유화학 업체에 유리하나 그 이상의 구간에선 원가 경쟁력을 약화시킨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유가 상승과 신흥국 주가간의 상관관계도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유가와 신흥국 주가지수의 상관계수가 2014년 이후 0.50이었으나 올해부턴 마이너스(-) 0.63으로 바뀌었다. 지난해까진 유가 상승은 경기회복을 의미했다. 그러나 올해는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자극, 미국의 통화긴축 정책 가속화, 달러 강세, 신흥국에서의 자금 유출 우려 등으로 번져 유가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달라졌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유 시장이 비용을 높여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상황은 원유 순수입국인 미국도 원하지 않을 뿐더러 산유국의 목표도 유가 안정이란 점을 감안하면 유가 상승은 7월을 고점으로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 상승세가 완화되면 정유화학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개선될 수 있다.

DB금융투자는 최근 보고서에서 “정유주는 7월 이후 내년 초 성수기까지 정제마진의 추세 상승이 예상되고 화학주는 최근 중국의 순환적 경기 조정이 마무리되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특히 화학주가 대부분 저평가 상태라 주가 반전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롯데케미칼은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로 최악의 불황이었던 2014년 평균 PBR 0.9배에 비해서도 낮다. 국제유가 상승은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LG화학에 나쁘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연료가격 상승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외형성장엔 호재”라며 “LG화학은 수주 잔고도 확대돼 3분기부터 전기차 배터리 부문이 흑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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