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매물을 내놓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 세금과 금리 부담에도 ‘너무 떨어졌다’는 인식에 매물을 내놓지 않았지만 집값이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매도수요를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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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물량은 지난 14일 기준 6만7447건으로 올 초 5만 513건 대비 33.5%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집주인들이 집을 내놓는 것은 집값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4%를 기록했다. 전주 0.03% 대비 0.01%포인트 상승률이 높아졌다.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5월 4주차(5월 22일 기준) 조사에서 상승세로 돌아선 이후 8주 연속 가격이 오르고 있다.
거래량도 매물증가에 따라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273건으로 5월 3420건, 4월 3189건에 이어 석 달 연속 3000건 이상을 기록 중이다. 이는 거래가 1000건 미만이었던 지난해 7월~12월과 비교하면 급증한 수치다.
상반기 서울에서 가장 많은 거래가 일어난 단지는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다. 헬리오시티는 단일 규모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9510세대인데 초대형 단지인 만큼 거래량도 191건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용 84㎡는 지난달 17일 20억 3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같은 달 3일 거래가 19억 6500만원에서 6500만원이 높은 금액이다. 1년 전 가격 20억 2000만원 수준으로 회복했다. 서울 아파트 매물과 거래가 차츰 회복세를 보이는 데는 정부의 규제완화가 특효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된다.
|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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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러한 분위기로 집값 반등이 본격화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매물 증가과 비교해 거래 증가세가 따라오지 않는 상황이어서 저가 매물 소화로 바라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실제 거래시장에선 집주인이 원하는 호가 거래가 이어지진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종훈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원은 “금리상승은 멈춘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부동산 가격은 여전히 불안한 상황으로 보인다”며 “내년 이후 주택시장의 방향성이 안정화하기 전까지 반등세가 나타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