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반환점을 돈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레이스의 중대 승부처로 꼽히는 2차 선거인단 투표가 29일 시작됐다. 이날부터 닷새 동안 온라인과 ARS를 통해 진행되는 투표는 다음달 3일 인천 지역 순회 경선 결과와 함께 발표된다. 누적 득표율 53.01%로 선두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본선으로 직행하느냐, 이낙연 전 대표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느냐가 사실상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1일), 부산·울산·경남(2일), 인천(3일) 지역 권리당원 및 대의원(9만 7000명)에 국민·일반당원(49만 6000여명)까지 총 59만 3000여명의 표심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경선 후반부 최대 뇌관으로 떠오른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여파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 결선 여부 분수령 ‘2차 선거인단’ 투표 시작…이재명, ‘대장동 의혹’ 역공 vs 이낙연, ‘인천 표심’ 공략 [그래픽=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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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는 전날에 이어 이틀에 걸쳐 열린 개발이익 환수제도 토론회를 통해 대장동 의혹 연루 가능성을 일축한 뒤, 자신이 적폐 청산의 적임자임을 내세웠다.
이 지사는 “부동산 토건세력과 유착한 정치집단은 명백하게 국민의힘”이라면서 “개발이익을 민간이 100% 가질 수 있도록 불법 로비에 가담하고 성남시의회를 총동원해 4년이 넘도록 공공개발을 극력 저지하기도 하고, 결국 토건 투기 세력들과 결탁해 엄청난 이익을 챙기는 것도 역시 국민의힘”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투표 독려 글을 올리며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검찰·언론·경제 기득권 카르텔이 건재하다. 이번 대선은 기득권 적폐세력과의 마지막 승부”라면서 “어떤 저항에도 굴하지 않고 과감히 개혁을 선택하는 용기와 추진력, 단단한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야 이길 수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결선행의 명운이 달린 이 전 대표 측은 대대적인 호소전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시행착오를 겪을 여유가 없다. 국정을 실험하듯 운영할 수 없다”면서 “지금의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며 대한민국을 세계 다섯 번째 나라로 도약시킬 노련한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에 비해 안정감과 본선 경쟁력에서 비교 우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캠프 소속 의원 20여명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낙연을 다시 한번 생각해달라. 청렴하고 유능한 이낙연을 민주당 후보로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왼쪽)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선 후보 TV토론회에 참석, 인사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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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경선 중도 사퇴자 득표를 총 유효 투표수에서 제외한다는 당 선관위 유권해석을 문제 삼아 당무위원회 소집을 공식 요청한 상태다. 중도 사퇴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의원의 득표가 총 유효 투표수에서 제외되면서 이 지사의 누적 득표율이 상승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당의 움직임을 본 뒤 (법적 대응 등)다음 단계를 협의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캠프 측은 아직 100만명 넘는 선거인단 표가 남은 만큼, 반등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치권 안팎에선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2차 슈퍼위크의 투표율이 약 70%대를 기록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 지사는 44%대의 득표율을 거두면 과반 득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남은 일정은 이 지사의 안방인 경기도와 서울 등 수도권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 전 대표가 고향인 호남에서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치고 대장동 의혹까지 불거졌지만, 이 지사의 대세론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결선행을 위한 역전의 계기를 만들어 내기가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