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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미국이 2000억달러 상당 중국 수입품 6031개 품목에 10% 추가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추가관세 대상에 오른 중국산 제품은 옷, 식료품, 냉장고, TV 부품 등 미국 소비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소비하는 것들이다. 또 정어리·참치·대구 등 해산물과 마늘·양배추·오렌지·체리, 샴푸 등 미국 국민들의 장바구니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화장품, 샴푸 등 뷰티 제품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미국은 지난 6일 연간 500억달러에 달하는 수입제품에 25% 추가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고 340억달러 상당의 수입제품에 실제로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이들 품목들은 대부분 항공·정보통신·로봇 등 관련된 것으로 미국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제품은 아니었다. 자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확전을 피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이번 관세 리스트에 중국산 희토류가 포함된 것 역시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희토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부터 풍력 터빈과 군사 장비까지 첨단 제조업 제품 생산에 필요한 전략자원이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80% 이상을 담당하고 있으며 미국도 수입물량 중 78%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산 희토류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한 것은 자국 제조업에 미칠 타격을 감수하고서라도 중국과 무역 전쟁을 치르겠다는 의도이다.
미국 내에서는 이번 조치가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데이비드 프렌치 전미소매협회(National Retail Federation) 부대표는 “중국에 대한 2000억 달러 규모의 관세 조치는 미국의 소비자들과 가정에 부메랑이 되돌아오는 난폭한 전략”이라며 “이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위협은 ‘만약’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와 ‘얼마나 나쁠지’에 대한 문제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는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미국이 수위를 더 높이는 방식으로 관세 부과대상 품목을 발표했다”며 “이를 조금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우리는 엄정한 항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무부는 “우리는 이와 동시에 미국의 일방주의 행위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즉시 추가 제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이날 발표한 추가 과세 조치는 오는 8월 20~23일 공청회를 거쳐 8월 30일 확정된다. 이르면 9월 1일 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