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외국인이 최근 신라젠 주식을 꾸준하게 사모으고 있다. 신라젠이 개발 중인 항암신약 후보물질 ‘펙사벡(Pexa-Vec)’ 효능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 매력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26일부터 신라젠 주식 133만주를 순매수했다. 1382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이 기간 국내 증시에서 SK하이닉스 다음으로 많이 사들였다. 외국인 보유 지분율은 9.26%에서 11.21%로 1.95%포인트 높아졌다.
앞서 신라젠은 신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2상 연구 결과를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18 비뇨생식기 암 심포지엄(GU ASCO)’에서 공개했다. 임상 2상은 지난 2012년 8월에 양산부산대학교병원 김성근 교수와 연구팀이 했던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이다. 임상 대상 환자 가운데 1명은 암세포가 완전하게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라젠 관계자는 “환자에게 펙사벡을 정맥투여 방식으로 총 9차례 주입했다”며 “지난 2013년 2월 26일 이후로는 별도의 추가 치료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013년 12월 18일 암세포 완전 관해를 확인했다”며 “전체 생존기간이 5년 이상 연장됐다”고 덧붙였다.
펙사벡은 천연두 예방백신에 사용했던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유전자 재조합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도록 설계한 항암신약 후보물질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 개시에 대한 특정임상계획평가(Special Protocol Assessment·SPA)를 승인받아 전 세계 20여 개국에서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 중간결과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수 면역항암제와 병용했을 때 간암뿐만 아니 신장암, 대장암 치료 효과가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7종류 암에 대해 임상을 진행 중”이며 “신장암, 대장암에 이어 병용요법을 통한 적응증을 추가로 확대했을 때 펙사벡 가치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