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싱가포르 난양공대 소속 한인 연구자가 포함된 국제 공동 연구팀이 공진현상을 이용해 자유롭게 발광 색을 바꾸는 초소형·초저전력 레이저를 선보였다.
| 남동욱 난양공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왼쪽)와 주효준 난양공대 전기전자공학과 박사과정학생.(사진=난양공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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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레이저 기술과 나노전자기계시스템을 합쳐 기존 방법보다 1000만배 적은 전력을 사용해 빛의 파장을 조절할 수 있는 파장가변 레이저를 개발했다.
기존 파장가변 레이저는 방출 빛의 파장을 제어하기 위해 주로 열이나 전자광학 효과를 이용한다. 이 기술은 전력 소모가 매우 크고, 레이저 소자 자체의 크기도 커 다수 소자를 하나의 칩 안에 구현하기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공진 현상의 활용 가능성에 주목했다. 소리를 이용해 와인잔을 깨트리거나 그네를 밀어주는 원리인 공진현상을 이용하면 외부의 적은 자극으로도 사물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연구진은 공진 현상을 나노 레이저에 적용해 적은 전기 자극으로 나노 레이저를 크게 진동시키는 기술을 구현했다. 기계적 진동은 나노 레이저 구조를 바꾸고, 물질의 광학 특성을 조절해 나노 레이저에서 방출되는 빛의 파장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개발된 기술이 양자컴퓨터, 광통신, 바이오 센서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적용되기를 기대했다. 빛 기반의 양자컴퓨터 실현하기 위해 실리콘 기판에 집적 가능한 레이저 개발이 난제이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초소형 파장가변 레이저는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데 역할을 할 수 있다.
논문 1저자인 주효준 박사과정 학생은 “기존 파장가변 방식을 벗어나 공진현상을 레이저 구조에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통해 기존 방식보다 약 1000만 배 적은 전력으로 빛 파장 제어가 가능한 초소형 파장가변 레이저를 구현했다”라며 “앞으로 빛을 이용한 양자컴퓨터와 양자 광통신 등 다양한 응용 분야 개발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29일 나노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