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주가조작에 휘말려 하한가 행진을 이어가던
영풍제지(006740)가 반등했다. 지난달 26일 거래 재개 이후 7거래일 만이다. 특히 이날 개인들의 매수 주문이 쏟아지면서 주가를 밀어 올렸다.
| 영풍제지의 시세 조종 혐의를 받는 윤모씨와 이모씨가 2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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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영풍제지는 전 거래일 대비 5.24% 오른 42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거래가 시작되자마자 영풍제지에 매수세가 몰렸고, 장 초반 정적 변동성 완화장치(VI)가 발동되기도 했다. 특히 장중에는 16.71% 오르며 고점을 찍기도 했다.
특히 개인들의 ‘하따(하한가 따라잡기)’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날 개인들은 영풍제지를 382억3200만원 규모로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은 9억6500만원을 팔았고, 기관도 12억2200만원의 매도 물량을 내놨다.
앞서 영풍제지는 지난달 18일부터 7거래일 동안 하한가를 거듭하며 추락해왔다. 특히 지난달 26일 거래 재개 이후에는 6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5년 6월 가격제한 폭이 30%로 바뀐 이후 역대 최장 거래일 연속 하한가 기록이다.
영풍제지의 추락은 주가 조작 세력의 시세조종이 금융·수사당국에 적발되면서 시작됐다. 윤씨 등 4명은 지난해 11월부터 100여개에 달하는 다수의 계좌를 동원해 영풍제지의 시세를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영풍제지 주식을 총 약 3597만주를 시세 조종해 합계 2789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이날 윤씨 등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주가가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질 것을 우려해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19일부터 영풍제지와 영풍제지의 지분 45%를 갖고 있는
대양금속(009190) 2개 종목에 대한 매매거래를 정지했다가 지난달 26일부터 매매거래를 다시 재개했다.
영풍제지의 급락세가 멈춤으로써 키움증권의 최종 손실액도 조만간 나올 전망이다. 앞서 키움증권은 지난 20일 거래정지된 영풍제지에서 미수금 4943억원이 발생했다고 지난 20일 공시했다. 키움증권은 당시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이며, 고객의 변제에 따라 최종 미수채권 금액은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키움증권의 최종 평가 손실액이 4000억원 중반대로 추정했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영풍제지의 주가는 2일 기준 4010원이나 신용융자가 크게 유입되기 전의 주가 수준이 3000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영풍제지 주가 하락은 거의 마무리됐다고 생각된다”며 “평가 손실액은 4300억원 수준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이날 “반대매매 물량 대부분이 체결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음 주 중 최종 손실액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