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먼저 상륙한 ‘카눈’…강풍·폭우에 133만명 대피

"이동 속도 느려 규슈 지역서 강풍·집중호우 지속"
항공·선박·철도 중단 및 수천가구 정전…부상자 6명
  • 등록 2023-08-09 오후 6:00:19

    수정 2023-08-09 오후 6:00:19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제6호 태풍 ‘카눈’이 일본 규슈 지역을 거쳐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다. 규슈 지역에선 폭우 및 강풍 등으로 항공기·선박·철도 운행이 중단되고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일부 주민은 거센 바람에 넘어져 부상을 입기도 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일본 규슈 지역을 덮친 가운데, 한 일본 남성이 9일 폭우 속에 가고시마 시내를 걷고 있다. (사진=니혼게이자이)


9일 NHK방송,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카눈이 나가사키현 고토시 남쪽 110㎞ 해상에서 시속 15㎞의 속도로 북서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눈의 중심기압은 970h㎩(헥토파스칼), 최대 풍속은 30㎧(시속 108㎞), 최대 순간풍속은 40㎧(시속 144㎞)이며, 중심에서 반경 150km 이내에선 25㎧ 이상의 강풍이 불고 있다.

이날 오전부터 규슈 지방에선 순간적으로 40㎧ 이상의 강풍이 불고 폭우가 내렸다. 일본 기상청은 규슈와 시코쿠에서 10일까지 순간풍속 35m㎧ 이상의 강풍이 이어지고, 오는 11일까지 규슈와 가고시마현 아마미 지방, 시코쿠 등지에서 폭우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NHK는 “태풍의 속도가 느려 같은 장소에 강한 비구름이 계속 걸려 있는 탓에 강우가 집중되고 있다. 평년 8월 한 달 강우량을 웃도는 기록적 폭우가 이어지고 있다”며 “폭우나 폭풍 등의 영향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미야자키현과 가고시마현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하고 하천이 범람할 우려가 있어 일부 지역에선 재해 경보가 발령됐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가고시마현, 미야자키현, 나가사키현, 구마모토현 등 규슈 4개 현에서는 이날 오전 약 68만가구, 총 133만명을 대상으로 피난지시가 발령됐다. 가고시마현과 미야자키현에선 9~10일 수백개 항공편이 결항됐고, 규슈 지역을 오가는 선박, 철도 운행도 중단됐다. 이외에도 이번 태풍으로 가고시마현에서 1만 6570가구가, 미야자키현에서 1020가구가 정전됐고, 부상자는 현재까지 6명으로 집계됐다.

카눈은 10일 오전 6시 쓰시마섬 서쪽을 지나 한반도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제주와 남해안은 태풍 영향권에 들어 강풍이 불기 시작했다. 한국 기상청은 카눈이 한반도를 동서로 양분하며 남에서 북으로 종단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제7호 태풍 ‘란’도 현재 북서 방향으로 이동하며 일본에 접근하고 있다. 란은 오는 10∼12일 오가사와라 제도에 접근한 뒤 다음주 혼슈를 통과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니혼게이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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