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취재단·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29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을 향해 무력 도발을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고 강하게 호소했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위협으로 남북관계가 악화일로인 상황에서, 이번 방문은 대북 주무 부처의 수장이 분단의 상징이자 대화의 상징인 이곳에서 활로를 모색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29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을 방문, 유엔사 군정위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들으며 도보다리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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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장관은 이날 오후 판문점을 찾아 시설을 돌아보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지난 5월 취임한 권 장관에게는 첫 방문이며, 2020년 9월 이인영 전 장관의 방문 이후 2년 2개월 만이기도 하다.
권 장관은 UN(유엔)군 측 제3초소를 비롯해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 및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등 주요 시설을 둘러봤다. 권 장관은 북측 기정동 마을에 게양된 인공기를 바라보며 그리프 호프만 유엔사 국제정치군사담당관(공군 중령)에게 북측 지형지물 등에 대한 설명을 듣기도 했다. 우리 측 `자유의 집`을 바라보고 있는 북측의 판문각에서 북한군이 남측을 주시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자유의 집을 찾은 권 장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와 도발로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졌고 남북관계가 그야말로 얼어붙어 있는데, 작은 훈풍이라도 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판문점에 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금처럼 남북이 서로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우리가 아무리 좋은 제안을 한다고 해도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남북관계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결국 남북관계를 풀어갈 해법은 꾸준한 대화를 통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길밖에는 없다”고 했다. 앞서 우리 정부는 북한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제안했으나, 북측은 거부 입장을 내비친 상태다.
권 장관은 남북 간 모든 현안은 결국 `대화`를 통해 단계적으로 풀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도발 행위는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현재 북한이 제기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담대한 구상`에 호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지금과 같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해서는 번영은커녕 체제 안정조차 유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권 장관은 “당분간은 북한이 지금과 같은 태도를 그렇게 쉽사리 바꿀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인내심을 가지고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 29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측 지역 판문각에서 북한 병사들이 판문점을 방문한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취재진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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