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방 만리장성' 세우는 중국…코로나 막기 위해서라지만

중국당국 “장벽은 코로나 확산 차단에 도움 돼”
“난민 넘어오는 것 막고, 마약 밀매 억제 목적”
  • 등록 2022-02-03 오후 4:59:27

    수정 2022-02-03 오후 5:00:44

[이데일리 신채연 인턴기자] 중국 남부 지역에 광범위한 장벽이 세워지고 있다. 중국당국은 외부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다른 목적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식 문서, 주민들과의 인터뷰 등을 인용해 “중국 남부 국경선을 따라 약 4828km 지역에 광범위한 장벽이 설치되고 있다”며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무역과 여행에 오랫동안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사진=AFP)
미얀마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 남부의 원난성 루이리(瑞麗)시에는 최근 2년간 장벽 설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해당 장벽에는 철조망과 감시 카메라, 센서가 설치돼 있다.

루이리시보다 동쪽, 베트남과 국경을 접한 지역에는 약 4m 높이의 장벽이 작년에 세워졌다. 이 장벽 때문에 베트남 현지인들이 옥수수를 수확하거나 약초를 팔기 위해 중국으로 건너가기 어려워졌다.

중국이 남부 국경지역에 장벽을 세우는 대외적인 이유는 밀입국을 제한해 코로나19가 중국에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관영매체들은 이 장벽을 ‘면역 만리장성’이라고 하지만, 중국인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 ‘남방 만리장성’이라고 부르고 있다.

중국당국은 무역업자·노동자·밀수업자의 이동을 제한해 코로나19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8월 원난성 주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성스러운 땅을 안전하게 지켜달라”면서 “무너지지 않는 장벽을 건설하기 위해 단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국당국은 미얀마·베트남·라오스와 접하고 있는 원난성의 국경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5억달러(약 6030억원)의 기금을 배정했다. 원난성측은 지난 1월 공무원, 경찰관, 군인 등 10만명이 국경 주변을 순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국경통제 강화는 널리 받아들여지는 국제적 관행이며 장벽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당국이 강조하고 있는 코로나19 확산 방지가 장벽 설치의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사실상 다른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과 미얀마의 국경 역학을 연구하는 에스토니아 탈린 대학의 카린 딘은 “중국의 국경통제는 난민이 중국으로 넘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영국 서섹스 대학의 강사이자 ‘미얀마 국경’ 저자인 데이비드 브레너는 “중국이 밀수와 마약 밀매 같은 활동을 억제하기 위해 미얀마와 접한 국경을 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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