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보다 전파력 강하고 고령층 많아…"방역 중대기로"(종합)

"지금 단계서 통제 못하면 거리두기 3단계 격상 못피해"
사랑제일교회 확진자 457명…콜센터, 요양병원 등 2차 전파
전염력 강한 GH 바이러스 추정…고령층도 40% 육박
  • 등록 2020-08-18 오후 3:54:28

    수정 2020-08-18 오후 3:54:28

[이데일리 함정선 안혜신 기자] 방역당국이 최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수도권 집단감염에 대해 지금 단계에서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억제하지 못하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상향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당분간 확진자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바로 지금이 코로나19 방역의 중대기로”라면서 “지금 단계에서 통제하고 억제하지 못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되는 상황은 피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환자는 246명으로 총 누적 환자는 1만5761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 수는 이날까지 닷새 연속 세자릿수를 기록했다. 지역감염은 235명을 기록했고 해외유입은 11명을 기록했다.

지역감염은 이날도 서울과 경기에 집중됐다. 서울에서만 131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경기도 52명이 확인됐다. 인천도 18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수도권에서만 201명의 확진자가 집중됐다. 비수도권도 대전과 전남, 경남, 제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권 부본부장은 “지난 2주간 발견되지 않았고 또 3밀(밀접·밀집·밀폐) 환경에서 증폭됐던 감염의 여파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면서 “대규모 역학조사와 접촉자조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확진자도 계속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사랑제일교회 n차 감염 `일파만파`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해서는 138명의 확진자가 추가되면서 총 457명의 확진자가 확인됐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서만 432명이 발생했다. 서울 282명, 인천 31명, 경기 119명이다. 비수도권에서도 2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구 2명, 충남 8명, 경북 4명, 대전 2명, 강원 5명, 전북 4명 등이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 18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 앞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미 콜센터와 요양병원 등으로 2차 전파도 진행됐다. 현재까지 사랑제일교회 관련 안디옥 교회 15명, 롯데홈쇼핑 미디어서울센터 7명, 농협카드 콜센터 4명, K국민저축은행 콜센터 2명, 새마음요양병원 1명, 암사동 어르신 방문요양센터 1명 등으로 방역 당국이 추가 역학조사에 돌입했다.

이날 0시 기준 방역당국이 명단을 확보한 4066명 교인 중 소재를 파악한 3436명의 지역적 분포는 서울 1971명, 경기 890명, 인천 132명, 경북 77명, 충남 57명 등으로 다양하다. 이 때문에 전국적인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권 부본부장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노출시간과 장소를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다양한 교회 활동을 통해 상당기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반복적인 노출과 전파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지난달 27일부터 해당 교회를 방문한 교인이나 방문자는 증상과 상관없이 신속하게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랑제일교회와 관련된 확진자 가운데 지난 8일 경복궁 인근 집회와 15일 광화문 집회에 현재까지 최소 10여 명의 참석이 확인돼 집회에서의 접촉으로 인한 추가적인 감염 확산이 매우 우려돼 해당 집회 참석자 역시 증상과 상관 없이 가까운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신속하게 검사를 받을 것을 요청했다.

수도권 유행 바이러스 전염력 높아…고령층도 신천지 세 배

방역당국은 이번 수도권 유행이 대구·경북 신천지 당시보다 더 위험할 것으로 봤다. 그 이유 중 하나로는 최근 수도권 유행 바이러스가 전파력이 높은 GH그룹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들었다.

권 부본부장은 “GH형은 최근 국내에 대부분의 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형”이라면서 “국내에서는 4월 말~5월 초 이태원 집단감염 이후 GH형이 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국 등에서 많은 환자를 중심으로 연구한 결과 GH형과 관련된 변이가 감염력 ·전파력이 그 이전에 유행했던 S형, V형(신천지 유행 바이러스) 등에 비해 2.3~9.6배, 평균 6배 이상 전파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다만 전파력은 높아도 치명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권 부본부장은 “지난달 24일 종교시설에 대한 집합제한조치가 완화됐고 그 이후 유행이 시작되는 감염이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시 지역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 유형은 대부분 GH형이었다”고 설명했다.

60대 이상 확진자가 신천지 당시의 세 배에 이른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확진자 중 60대가 26.2%, 70대가 10.1%, 80대 이상이 1.5%로 60대 이상만 약 38%로 집계됐다.

권 부본부장은 “신천지 신도 확진자 중 60대 이상 비율은 약 13.5% 정도였다”면서 “지금 60대 이상 비율이 3배 가량 높은 수준으로 신천지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중환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곽진 질병관리본부 환자관리팀장은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는 인원 변동과 중환자의 인원 변동은 약간의 시차를 두고 움직이기 때문”이라면서 “이제 환자가 증가되기 시작했으니 평균적으로는 7일~10일 정도 간격을 두고 중환자도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확진 당시에는 무증상이나 경증인 경우가 많지만 치료를 하고 관찰하는 기간 중간에 증상이 발생하고, 또 발생한 이후에 증상이 좀 더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주 후반부터 중환자도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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