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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는 최저임금 노동자에게 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 없다며 노동 참사라고 표현했다.
이날 최임위에서 노동계는 현 최저임금에서 6.3% 인상한 8880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총 27명의 최임위 위원 중 15명이 사용자위원이 제시한 8590원에 손을 들어 인상률이 2.87%로 결정됐다. 근로자위원이 제시한 8880원(6.3% 인상)에 찬성한 위원은 11명이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이날 입장을 내고 “저임금 노동자들의 처지를 조금도 고려하지 않은 참담한 결과”라며 “최저임금 1만원 실현도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인 1998년 2.7%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2.75% 이후 가장 낮은 인상률”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노총은 “노동존중 정책, 최저임금 1만원 실현, 양극화 해소는 완전 거짓 구호가 됐다”며 “2년간 최저임금이 대폭 올랐다고 하지만 작년 최저임금법이 개악되면서 매월 지급되는 정기상여금과 식대, 교통비 등 수당들이 최저임금에 산입돼 인상 효과는 크게 반감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최저임금은 안 오르고 (산입범위 확대 등) 최저임금법만 개악된 셈”이라고 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역시 이번에 의결된 최저임금으로 인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심각한 피해를 받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다수는 방학 중에는 임금을 받을 수 없으며 이중 취업 금지라는 취업규칙에 따라 방학 중에 아르바이트도 할 수 없어 생계의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논평에서 “‘최저임금 1만원’이라는 시대정신을 외면한 결정을 넘은, 경제 공황 상황에서나 있을 법한 실질적인 최저임금 삭감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노동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민주노총은 오는 18일 총파업도 앞두고 있어 최저임금에 대한 불만이 총파업 과정에서 표출될 가능성이 높다.
노동계를 중심으로 최임위에서 의결된 2020년 적용 최저임금에 대한 이의제기를 할 수도 있다.
현행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최임위가 최저임금을 의결하면 이를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한다. 고용부 장관은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확정해 고시해야 한다.
고용부장관은 위원회가 심의하여 제출한 최저임금안에 따라 최저임금을 결정하기가 어렵다고 인정되면 20일 이내에 그 이유를 밝혀 위원회에 10일 이상의 기간을 정하여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고용부는 최임위가 2020년 적용 최저임금안을 제출하는 즉시 이를 고시하고, 이의제기 등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해 불만을 가진 노사 단체는 노동부 장관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는 단체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 등이다.
다만 최저임금 제도 시행 이래 고용부가 최저임금 이의제기를 받아들여 재심의를 한 적은 한 번 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