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20도'에 모인 尹지지자들.."법원이 반국가세력"

‘尹 지지’ 20·30도 참여…‘백골단’ 조직까지
체포 촉구도 이어져…영장 집행 시 혼란 가중 전망
주민 불편 지속…1차 영장 집행 때 생활인구 48%↑
  • 등록 2025-01-09 오후 2:07:24

    수정 2025-01-09 오후 2:20:40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체포영장 집행의 구체적 실행 방법이 화두에 오르면서 대통령 관저 앞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대통령 체포를 막겠다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들면서다. 이들은 관저 앞 도로에서 집회를 열고 체포영장 발부가 불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본격적으로 집행되면 이곳을 찾는 지지자들의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보낸 화환이 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놓여 있다. (사진=박순엽 기자)
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은 체감기온이 영하 20도에 이르는 추위에도 오전 일찍부터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들면서 집회가 열렸다. 서울서부지법이 지난 7일 공조수사본부가 윤 대통령에 대해 재청구한 체포영장을 발부하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만간 체포영장 집행을 재차 시도하리라는 전망에 이른 오전부터 인파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재발부 소식을 들은 뒤 일부 지지자들은 체포영장 집행을 막는다는 이유로 관저 앞에서 밤을 새우기도 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 단체에선 이들을 위한 난방 버스를 제공했다. 이들 집회에선 “법원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좀먹는 반국가세력”, “헌법재판소가 똑바로 판단해야 한다” 등의 발언이 나오며 법원의 체포영장 발부를 비판했다.

특히, 이날 오전 집회에선 주로 20·30세대 청년들이 연단에 올랐다. 한 20대 참가자는 “밤늦은 시간에도 이곳을 지키는 어르신들께 감사하면서 어르신들이 20·30세대들과 함께 대통령을 지키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단체에선 20·30세대 청년들을 중심으로 대통령 민간 수비대를 자칭하는 ‘백골단’까지 조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를 주장하는 시민단체 촛불행동이 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볼보빌딩 앞에서 집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박순엽 기자)
이에 대응해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시민단체인 촛불행동 역시 이날 오후 관저 인근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볼보빌딩 앞에서 ‘윤석열 즉각 체포 촉구 집회’를 개최한다. 촛불행동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부터 윤 대통령 규탄 집회를 열어왔다. 촛불행동은 지난 7일부터 윤 대통령이 체포될 때까지 평일 같은 시각마다 이곳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어수선한 분위기의 관저 앞은 공수처가 본격적으로 체포영장을 집행하면 더욱 혼란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 생활인구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3일 첫 체포영장 집행 당시 한남동 생활인구는 오전 6시 2만 9600여명을 시작으로 오전 8시 3만 8700여명→오전 10시 4만 5300여명→정오 5만 1000여명→오후 2시 5만 5600여명 등 빠른 속도로 늘어난 바 있다.

여기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오는 10일 오후 관저 앞에 집결해 조합원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천막농성에 돌입한다. 한국노총은 체포영장 재집행 시까지 농성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지난 3일부터 관저 앞에서 3박 4일 체포 촉구 집회를 벌인 바 있다.

한편, 이 같은 관저 앞 연이은 집회·농성에 참가자들이 몰리면서 한남동 인근 주민의 불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에 대한 1차 체포영장 집행일인 지난 3일 한남동 생활인구가 가장 많았던 오후 2시 인구는 비상계엄 선포 이전 마지막 금요일인 지난해 11월 29일 같은 시간 생활인구보다 48%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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