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자체 현금으로 상환에 나서더라도 현재의 재무건전성을 고려하면 제한이 따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만큼 자금 조달에 대한 한온시스템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이 발행한 회사채 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공모채는 총 5000억원으로 세부적으로는 △2월 600억원 △6월 2700억원 △9월 1700억원 등이다.
한온시스템은 신규 회사채 발행을 통해 만기 사채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한온시스템은 오는 30일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준비 중이다. 2년물이 500억원, 3년 물이 1500억원으로 금리밴드는 개별 민평금리에 ?60bp~+60bp를 더한 수준에서 제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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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신규 회사채 발행을 통해 차환에 나설 경우 이자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최근 신용평가사들이 한온시스템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조달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금리가 기존 회사채 발행 당시 대비 크게 오른 점도 부담이다. 한온시스템의 경우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대부분이 비교적 금리가 낮았던 시기에 발행됐던 만큼 신규 발행 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
당장 다음달 10일 만기가 돌아오는 600억원의 회사채만 보더라도 발행 당시 표면금리가 2.764%에 불과했지만 올해의 경우 민평금리만 ‘AA-’ 기준 3.95%에 달한다. 한온시스템의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됐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금리 밴드가 고점에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한온시스템이 대안으로 은행 대출과 기업어음(CP) 발행 등을 선택하더라도 이자 부담 확대는 피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미 한온시스템은 막대한 이자 부담으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3분기까지 1317억원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했다. 이는 전년 동기 691억원 대비 90.6% 증가한 수치다. 이 영향으로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3분기에만 42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하향됐기 때문에 회사채 수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자로부터 다양한 금리 밴드가 제시될텐데, 안정적 전망보다는 안 좋은 조건의 금리로 수요가 몰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족한 재무체력 탓에 현금 상환도 어려워
실제 한온시스템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해 3분기 기준 8791억원으로 전년 말 1조4291억원 대비 38.5% 줄었다. 순차입금 규모는 3조408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564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른 한온시스템의 유동비율은 108.7%, 부채비율은 257.6%로 기준치를 크게 벗어난 상태다. 통상 기업의 재무 안정성을 판단할 때 유동비율은 150%, 부채비율은 200%를 기준으로 삼는다.
이지웅 한기평 실장은 “한온시스템의 상황이 단기적으로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공격적으로 전기차 투자에 나섰으나 관련 수요가 극적으로 증가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에 수익성 확보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와 관련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현재로선 회사채 발행 계획에 변화는 없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