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청소년녹색당·정의당 경기도당 청소년위원회·진보당 경기도당 청소년위원회 등 진보정당과 시민단체 등은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사와 학생을 적으로 만드는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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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이초 교사의 극단적 선택 이후 교권 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전국 최초로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한 경기도교육청이 먼저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이다.
도교육청은 이번 개정을 통해 조례 4조(책무) 규정에 ‘학생 및 보호자에 대한 타 학생 학습권과 교원 교육활동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과 함께 학생이 교직원과 다른 학생 등 타인 인권 침해할 경우 법령과 학칙에 따라 책임지도록 하는 조항을 추가할 방침이다.
또 조례 8조(학습에 관한 권리)를 보완, 모든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도 신설한다.
임 교육감은 이같은 내용과 함께 현 학생인권조례 명칭을 ‘학생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로 변경, 9월까지 입법안을 마련해 연내 개정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진보정당 등은 “이 사건을 자신의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임 교육감의 모습에 참으로 기가 막힌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들은 “학생인권조례가 없는 지역에서 교사 인권이 잘 보장되고 있다는 이야기는 어디서도 들은 적이 없다. 학생인권과 교사인권이 서로 상충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임태희 교육감은 자신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교사와 학생을 적으로 만드는 행동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 교육감 시절 경기도에서 첫 제정된 학생인권조례 개정에 대해 진보정당, 전교조 등이 일제히 견제에 들어간 형국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생들에게 책임과 의무에 대한 인식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2018년 서울시교육감 선거 때 보수진영 후보 단일화기구를 이끌었던 황영남 바른아카데미 이사장은 “학생인권조례가 학생들에게 전달해주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이사장은 “아직 배우는 과정에 있는 학생들에게 권리만 이야기하고 책임 의무에 대해서는 이야기해주지 않고 있다”면서 “인권이란 보편적 가치로 특정 계층이나 특정 집단에게만 인권조례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장애인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권조례는 필요하지만, 미래세대 주인공인 학생을 사회적 약자로 보는 시선도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생인권조례 제정 때도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았는데, 제정한 사람들은 지금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며 “임태희 교육감의 개정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