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받으면 망한다는데…`불체포특권 포기` 3주째 답 없는 민주당

1호 쇄신안 답보에…박광온 `추인` 공식제안
의원총회 자유토론에 결국 답 못 낸 민주당
"찬성 입장 상당"에도 `포기` 총의는 못 모아
일각서 "당론 채택 가능성 낮다" 비관론도
혁신위 "대단히 실망…재논의하길 희망"
  • 등록 2023-07-13 오후 5:13:25

    수정 2023-07-13 오후 7:28:12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1호 쇄신안으로 민주당 의원 전원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제시한 지 정확히 3주가 흘렀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혁신위 무용론’이 제기되면서 박광온 원내대표가 13일 “1호 쇄신안을 추인하자”고 공식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결국 이날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피켓을 들고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 게이트’ 국정조사를 촉구하고 있다.(사진=뉴스1)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내년 총선은 확장성의 싸움이다. 그러기 위해선 민주당다운 윤리정당의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며 “간곡하게 제안드린다. 혁신위가 제안한 제1호 쇄신안을 의총에서 추인해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오늘 이 자리에서 정당한 영장 청구에 대해선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겠다는 결의를 공식 선언했으면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혁신위는 지난 6월 23일 당 소속 의원 전원이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는 서약서 제출과 향후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가결을 당론으로 채택할 것을 당에 요청했다. ‘이재명 체제’ 출범 후 본인을 포함해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 체포동의안이 넘어올 때마다 부결을 시키면서 ‘방탄 정당’이라는 꼬리표가 붙으면서다.

민주당은 결국 혁신위 제안의 3일 뒤에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회기 중 체포동의안 요구가 올 경우 당론으로 부결을 정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다만 혁신위가 요구한 의원 전원의 서약서를 받겠다는 약속은 없었다. 이렇게 ‘1호 혁신안’의 수용은 답보됐다. 결국 참다못한 김은경 위원장은 전날(12일) 기자간담회에서 “안 받으면 민주당이 망한다”고 마지막 경고를 날리기도 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더이상 혁신위의 제안에 대한 답을 늦출 수 없다고 판단, 의원총회에서 공개적으로 혁신위 ‘1호 쇄신안’ 수용을 제안한 것이다. 다만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도 의견을 모으지 못했다.

비공개 의총에서 강훈식 의원이 ‘혁신위 1호 제안이기 때문에 존중하고 충실하게 논의하고 받아야 한다’고 제안한 후 토론이 이어졌지만, 결론을 내리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이 문제에 대해선 앞으로 밀도 있는 논의를 계속해 나가며 충실한 결론을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어떤 반대 의견이 있었느냐’는 질의에 이 원내대변인은 “검찰이 지금까지 구속수사 필요성을 강변한 사안에 대해서 불체포특권이 행사될 수 없는 비회기 기간에 영장청구를 안 했다”며 “여부와 시기에 대해서 검찰은 정치적으로 영장청구를 한다고 판단한다. 그런 부분에 충실하게 토론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찬성 입장을 피력한 분들이 상당히 있었다”면서도 “논의의 흐름이 모이면 당의 입장이 될 수 있고, 의원들의 총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안건은 우선순위 안건으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지도부 관계자는 “솔직히 불체포특권과 관련해 당 총의를 모을 수 없는 형국이다. 10명 중 2~3명 꼴로 반대하고 있는데 이해관계가 다른 상황에서 이걸 추인하긴 어렵다”며 ‘불체포특권 포기 수용’의 당론 채택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유보에 혁신위는 불만을 내비쳤다. 윤형중 혁신위 대변인은 이날 오후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에 대한 의원총회 추인이 불발된 데 대해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혁신위 제안은 변함이 없고, 민주당이 혁신 의지가 있는지 여부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말했다. 하루 빨리 재논의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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