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오는 17일 새 예산안 및 중기 재정 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금융시장 혼란을 초래한 리즈 트러스 전 총리의 감세정책을 폐기하고, 증세 및 재정 지출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경제 정책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FT는 수낵 총리가 지난달 31일 제레미 헌트 재무장관과 만나 500억파운드 규모의 재정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석유·가스 기업들에 대한 횡제세 세율을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횡재세는 전쟁이나 천재지변 등 외부 요인으로 급작스럽게 발생하는 이익에 대해 높은 세율로 물리는 세금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가가 치솟으면서 에너지 기업들이 막대한 수익을 거두자, 유럽을 중심으로 횡재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가 상승발(發)인플레이션에 따른 국민들의 고통을 같은 이유로 이익을 올린 기업들이 분담해야 한다는 취지다.
수낵 총리는 또 영국 자산에 대한 이자율을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할 방침이다. 영국 예산책임처(OBR)는 트러스 전 총리의 미니 예산 발표 직후보다 영국 국채(길트채) 금리가 0.7%포인트 낮아진다면, 연간 이자 부담을 100억파운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외에도 소득세 과세 최저한도 동결 연장, HS2 철도 프로젝트를 포함한 공공 지출 절감 등이 새 예산안 등에 담길 가능성이 높다고 FT는 예상했다. 하지만 수낵 총리가 취약계층에 대한 추가 지원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만큼, 기존의 혜택이나 연금을 삭감하진 않을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앞서 수낵 총리는 지난달 26일 개최한 첫 내각 회의에서 새 경제정책 발표와 관련해 “지속가능한 기반 위에 공공 재정을 투입하고, 중기적으로 부채를 줄여나갈 방법을 명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