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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 올라선 파운드리…파운드리 왕좌 TSMC 정조준
삼성전자는 EUV(극자외선) 기술을 기반으로 5나노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달 안에 7나노 제품을 출하하고 올해 내 양산을 목표로 6나노 제품 설계를 완료하는 등 초미세 공정에서 ‘초(超)격차’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초미세 공정의 기반이 된 EUV(극자외선) 기술은 기존 불화아르곤(ArF)보다 파장의 길이가 짧은 EUV 광원을 사용, 더 세밀한 반도체 회로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회로를 새기는 작업을 반복하는 멀티 패터닝 공정을 줄여 성능과 수율(양품 비율)을 높일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TSMC가 48.1%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지만, 삼성전자가 19.1%로 2위에 올라서며 선두와의 격차를 좁히기 시작했다. 이어 글로벌파운드리(8.4%), UMC(7.2%), SMIC(4.5%) 순으로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1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개발한 차세대 5나노 공정은 셀 설계 최적화를 통해 기존 7나노 공정 대비 로직 면적을 25% 줄이고 20% 향상된 전력 효율 또는 10% 향상된 성능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특히 7나노 공정에 적용된 ‘설계 자산(IP)’을 활용할 수 있어 기존 7나노 공정을 사용하는 고객은 5나노 공정의 설계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주요 파운드리 고객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국내 비메모리 생태계 강화 계기…정부 차원 인재 육성도 필요
삼성전자가 첨단 초미세 공정 파운드리 생산의 핵심 기술을 확보하면서 국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와 시스템 반도체 역량 강화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은 △반도체 장비 △소재 △디자인 △패키징 △테스트 등 다양한 전문 업체들이 함께 성장하기 때문에 전·후방 연관 효과가 크다.
삼성전자는 1장의 웨이퍼에 여러 종류의 반도체 제품을 생산하는 ‘MPW(Multi Project Wafer) 서비스’를 최첨단 5나노 공정까지 확대 제공해 고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최첨단 반도체를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삼성전자 파운드리 지원 프로그램인 ‘SAFE TM’를 통해 설계 자산(IP) 외에도 공정 설계 키트(PDK), 설계 방법론(DM), 자동화 설계 툴(EDA) 등 5나노 공정 기반 제품 설계를 돕는 디자인 인프라를 제공한다.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 고객들은 이를 활용해 보다 쉽고 빠르게 제품을 설계할 수 있고 신제품 출시 시기도 앞당길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런 서비스 및 생산기술이 국내 팹리스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 반도체를 내놓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메모리 분야는 삼성전자 등 기업 차원의 역량 강화와는 별도로 인력 육성 및 확보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리노 인하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비메모리 분야는 R&D(연구개발) 인력 확보가 필수적인데 정부가 의지를 갖고 주도하지 않으면 인력풀이 형성되기 어렵다”며 “R&D 인프라는 기업 혼자 할 수 없고 정부와 대학, 연구소 등이 다 같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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