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옥석가리기 시작됐나…이더리움 '왕좌' 노린다

정부, 고강도 규제에 비트코인, 리플 등 줄줄이 조정양상
블록체인기술 확장 가속화..이더리움, 대장주 올라서나
  • 등록 2018-01-10 오후 3:53:44

    수정 2018-01-10 오후 3:54:58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비트코인, 리플 등 가상화폐 대장주(株)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더리움이 유독 강세를 보이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고강도 규제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가상화폐 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블록체인 기술의 확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해 코인별 옥석가리기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가상화폐 수급 다시 대형주로

10일 오후 3시30분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기준 이더리움은 전 거래일보다 37만3800원(20.36%) 오른 220만9200원에 거래되고 있다.지난달 30일 100만원을 돌파한 후 상승랠리를 이어가던 이더리움은 이날 처음으로 200만원을 돌파했다. 같은 시간 코인마켓캡에서도 이더리움은 전 거래일보다 14.95% 오른 1391.30달러(149만원) 수준으로 리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섰다.

시장에서는 이더리움의 급등에 대해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대형주 장세로 돌아선 영향도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이 초기 시장에서 급등했고 이후 리플 등 소위 동전 코인 위주로 투자자들이 이동했다. 하지만 가상화폐 종류가 많아지고 정부 규제 등으로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자 가격 변동폭이 적은 시가총액 대형주로 투자자들이 다시 옮겨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조정을 받으면서 리플에 밀려 시가총액 3위까지 떨어진 이더리움에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이더리움의 상승랠리가 지속될 거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분분하다. 다만 가상화폐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발전시키고 생태계를 확장하면서 이용자들의 실생활로 속속 들어오면서 살아남은 가상화폐들의 밸류에이션은 더 높아질 것이란 게 중론이다.

이더리움 블록체인 활용 플랫폼 늘어

특히 이더리움은 블록체인에 기반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자리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 분산원장기술을 적용했지만 이더리움은 여기에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 기능을 탑재해 각종 계약을 넣을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KEB하나은행이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채택한 무역거래 시스템 도입을 앞두고 있다. 글로벌 블록체인 연합체인 ‘엔터프라이즈 이더리움 얼라이언스(EEA)’에는 삼성SDS가 국내 기업 최초로 참여해 주목받기도 했다. EEA는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기업형 블록체인 솔루션으로 공동개발하기 위해 만들어진 글로벌 단체다. 인텔·마이크로소프트·JP모건·UBS 등이 초기 회원사로 등록돼 있다.

삼성SDS는 블록체인 솔루션 ‘넥스레저’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16곳의 국내 시중 은행이 거래 장부를 나눠 보관하는 은행연합회 공동인증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또 38개 기관이 참여한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중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Azure)에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려고 시도중이다. IBM 또한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시켜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월마트는 IBM과 협력해 지난해부터 매장에 블록체인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리플 블록체인을 활용한 해외송금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가상화폐 시세가 급등락이 크기 때문에 이유를 찾기는 어렵다면서도 상용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가상화폐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녹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가상화폐 시장이 소형 코인 위주로 급등했는데 대부분 개발단계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고 실체가 불분명하다”면서 “이더리움의 경우 국내 은행들과 기업들이 도입에 나서면서 상용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화폐 종류가 많은데 이중 살아남는 코인들은 몇 안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가상화폐에 투자하려면 실체가 확실한 코인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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