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림·나문희 "30년만 조우…좋은 동료이자 라이벌"

내달 3일 개막하는 연극 '잘자요, 엄마'서
'우리 시대 대표 엄마'로 나란히 무대에
김용림 "후배 조재현에 부끄럽지 않은 선배 되려"
나문희 "몇번이라도 앙코르 무대에 서고파"
  • 등록 2015-06-18 오후 5:32:26

    수정 2015-06-18 오후 6:33:44

18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수현재씨어터에서 열린 연극 ‘잘자요, 엄마’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김용림(왼쪽)과 나문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두 배우는 1980년대 중반 TV드라마 ‘사랑과 진실’에 함께 출연한 이후 30년 만에 조우다. 이번 공연에서 엄마 ‘델마’ 역을 번갈아 맡는다(사진=수현재컴퍼니).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문희 씨와는 모처럼만의 작업이다”(김용림). “좋은 동료이자 라이벌 사이다”(나문희).

우리 시대 대표 어머니 배우로 활약 중인 김용림(75)과 나문희(74)가 오랜만에 다시 만난다. 연극 ‘잘자요, 엄마’를 통해서다. 1980년대 중반 스타작가 김수현의 TV드라마 ‘사랑과 진실에서 함께 출연한 이후 30년 만이다. 연극에서의 조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용림과 나문희는 18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수현재씨어터에서 열린 ‘잘자요, 엄마’ 제작발표회에서 나란히 참석해 오랜만에 무대나들이에 나선 소감을 말했다.

“많이 설렌다”며 운을 뗀 김용림은 “TV드라마를 오래 하다 보니 점점 더 용기내기가 어려웠지만 더 늙기 전에 연극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1987년 초연에 출연했는데 이번에 하지 않으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 욕심이 났다”고 밝혔다.

나문희는 “용림 씨가 출연하는 방송을 열심히 챙겨 보고 있다”며 “좋은 친구와 엄마 역을 번갈아 맡는다. 좋은 대결이 될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요즘 세상이 뒤숭숭해서 심란한데 연습하면서 몰입하다 보면 금세 잊는다. 몰입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김용림은 1987년 ‘잘자요, 엄마’에 출연한 이후 28년 만에 같은 역할로 무대에 서게 됐다. 연극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이후로는 10여년 만이다. 김용림은 “제작자인 조재현 수현재컴퍼니 대표가 후배다. 이전에 연극 제의를 했는데 거절한 적이 있다”며 “그때 선배는 ‘언제까지 TV만 할 거냐’라고 했다. 부끄러웠다.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려면 연극 무대에 서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두 사람 모두 “원작이 워낙 좋다”고 입을 모았다. 나문희는 “책으로 읽어도 좋겠지만 연극을 보면 흡족해 할 거다. 몇 번이라도 앙코르 무대에 서고 싶다”고 밝혔다. 김용림도 “TV 속에선 늘 근엄한 엄마로 비쳤는데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며 “40대 출연하던 때와는 다른 감정선이 생겼다. 나이가 들고 보니 모녀 얘기가 절절하다”고 말했다.

‘잘자요, 엄마’는 자살을 앞둔 딸과 그 엄마의 마지막밤을 담은 작품으로 끝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가능했던 모녀의 진실한 사랑이야기를 다뤘다. 1982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초연해 이듬해 미국 퓰리처상 드라마부문을 수상한 수작이다. 국내서는 1987년 초연했으며 이번 공연은 2008년 이후 7년 만의 앙코르다. 초연 멤버 김용림과 2008년 출연한 나문희가 예상치 못한 딸의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엄마 ‘델마’ 역을 번갈아 맡는다. 딸 ‘제시’ 역은 이지하와 염혜란이 연기한다. 공연은 내달 3일부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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