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시멘트 업계가 가격 인상률을 기존보다 낮은 6%대로 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세아시멘트는 6.4%로 나머지 한라시멘트, 삼표시멘트, 성신양회는 모두 6.7%로 인상률을 낮췄다. 쌍용C&E와 한일시멘트가 물꼬를 튼 시멘트 가격 인상 조정 움직임이 업계 전체로 확산돼 시멘트 가격 협상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 서울의 한 재개발단지 공사현장에서 레미콘 트럭이 운행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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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아세아시멘트(183190)는 다음달 1일부로 포틀랜드 벌크 시멘트 단가를 현행 t당 10만5300원에서 6700원 오른 t당 11만2000원으로 인상하기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가격 인상률은 기존 12.1%에서 6.4%로 5.47%포인트(p), 절반 정도로 낮아졌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주 금요일에 결정했다”며 “다른 회사도 인상률을 조정하고 있어 인상 폭을 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는 아세아시멘트 공급사 입장이라 수요처인 개별 레미콘 회사의 수용 절차가 남았다. 다만 선도 시멘트 회사들이 비슷한 수준에서 인상률을 조율한 상황이라 수용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한라시멘트와
삼표시멘트(038500),
성신양회(004980)도 다음달 1일부터 포틀랜드 시멘트 가격을 기존 t당 10만5000원에서 11만2000원으로 6.7% 인상하기로 변경했다. 한라시멘트는 애초 이달 초부터 t당 12.8% 가격을 인상하려 했지만, 인상폭을 절반 정도 낮추기로 했다. 삼표시멘트도 원래 9월부터 13% 가격을 인상하려 했다. 성신양회는 애초 7월1일자로 시멘트 가격을 t당 14.3% 올린다고 레미콘사에 통보한 바 있다.
시멘트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1,2위 업체가 가격 조정에 나서면서 후발주자들은 협상의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르면 이번주면 레미콘사와의 협상도 모두 끝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시멘트 관계자는 “시멘트는 제품의 질이 동일한데 가격 차이가 나면 영업이 어려워진다”며 “가격 인상폭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앞서
쌍용C&E(003410)는 지난달 25일 업계 처음으로 레미콘업계와 기존 가격 인상 통보안(14.1%)보다 낮은 6.9%로 시멘트 가격을 인상하기로 조율했다. 이어
한일시멘트(300720)도 지난 5일 다음달 1일부터 시멘트 가격을 당초 인상안(12.8%)보다 절반 정도 낮춘 6.8% 인상하기로 입장을 선회했다.
시멘트업계는 지난 5월 쌍용C&E가 시멘트 판매가격을 14.1% 인상하기로 발표한 이후 정부의 중재 아래 레미콘업계와 건설업계와 가격 인상 문제를 논의해왔다. 정부는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기 위해 시멘트 가격 인상에 부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