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슈퍼위크’ 대미…尹 “EU와 그린·보건·디지털 협력 강화”

첫 방한한 EU 상임의장·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
공동성명 채택…공정무역·국제질서 기초 재확인
외교장관 전략대화 신설·3대 파트너십 체결도 성과
러시아 침략·북핵 개발 규탄…남중국해 자유 지지
  • 등록 2023-05-22 오후 7:25:12

    수정 2023-05-22 오후 10:59:36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만나 한-EU 간 경제, 과학기술은 물론 그린(환경), 보건, 디지털로 협력 분야를 확장하기로 했다. 이로써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19~21일) 참석을 전후로 주요 국가 정상 및 정상급 인사들과 회담을 한 일주일간의 숨 가빴던 외교전을 마무리했다. 지난 17일 한-캐나다 정상회담으로 시작된 ‘외교 슈퍼위크’의 대미를 이날 한-EU 정상회담으로 장식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EU 정상회담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오른쪽),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이사회) 상임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년 만에 EU 두 정상 동시 방한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후 첫 방한한 샤를 미셸 상임의장과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담은 제10차 한-EU 정상회담으로 올해 한-EU 수교 60주년을 맞아 2018년 이후 5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됐다. 상임의장과 집행위원장 동시 방한은 2012년 제6차 정상회담 이후 11년 만이다. 양측은 기본협정, 자유무역협정(FTA), 위기관리활동참여 기본 협정 등 3대 주요 협정을 모두 체결했으며, 2010년 양자 관계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양측은 이번 회담의 핵심 성과로 △정상회담 공동성명 채택 △한-EU 외교장관 전략대화 신설 △3대 파트너십(그린·보건·디지털)체결 △우리 주요 외교정책 및 구상(담대한 구상 등)에 대한 EU 측 지지 및 협력 의사 확인 △경제 안보 증진 및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을 위한 공조 강화 △한국의 ‘호라이즌 유럽’(2021~2027년 약 130조원 지원하는 유럽 최대 규모 연구혁신 프로그램) 준회원국 가입 본 협상 개시 등을 꼽았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 점을 상기하며 “저는 오늘 미셸 상임의장님,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님과 함께 한국과 유럽연합의 관계를 새롭게 확장해 나갈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우리는 그린, 보건, 디지털 분야 3대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EU 그린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포괄적 기후 환경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으며, ‘한-EU 보건 비상 대비 대응에 대한 행정약정’ 체결을 통해 글로벌 보건위기 대응을 위한 공조 체제를 확립했다는 것이다. 또 작년 11월 체결된 ‘한-EU 디지털 파트너십’의 이행을 위한 후속 조치를 마련하고 이를 실행해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양자 간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고, 주요 지역적 국제적 현안에 대한 공조를 지속해 나아가기로 했다”며 “경제 안보 증진과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을 위한 공조를 강화해 나아가기로 했으며, 한국과 EU는 과학 기술의 교류 기반을 확대하고 디지털 무역에 관해 상호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이와 별도로 기존의 ‘산업정책대화’(IPD)를 ‘공급망·산업정책대화’(SCIPD)로 확대 개편하고, 첫 회의를 올해 안에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 회의에서는 반도체 공급망 안정을 위한 공동 메커니즘을 개발하고 EU 반도체법 관련 협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핵심 원자재법’(CRMA)을 비롯한 EU 경제입법 관련 협의를 지속하고, 조기경보시스템(EWS) 개발과 관련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유럽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불리는 핵심 원자재법 초안이 최근 발표됨에 따라 EU 측과 계속 논의하면서 국내 기업에 대한 차별적 요소를 최소화한다는 게 한국 정부의 목표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양자 간 호혜적인 경제협력이 반도체 공급망, 디지털, 우주 등 미래 산업 분야로 확대되는 것을 환영했다”며 “EU가 추진 중인 핵심 원자재법 등 일련의 입법이 양자 경제협력에 제약을 가져오지 않도록 긴밀한 소통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오른쪽),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이사회) 상임의장과의 한-EU 정상회담 공동 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러시아·북한 겨냥 평화와 안정 위한 협력 강화

양측은 특히 이날 환경, 보건, 디지털, 경제안보 등 새로운 분야 협력을 약속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먼저 한국과 EU 정상들은 한-EU 수교 60주년을 맞은 올해 한-EU 기본협정, FTA, 위기관리활동참여 기본협정에 기초한 양측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발전을 환영했다. 파트너십이 민주주의, 인권, 법치, 효과적 다자주의,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공정무역, 규칙 기반 국제 질서라는 공통의 이익과 가치에 기초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또 양측은 한-EU 간 안보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세계 평화와 안보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외교장관 전략대화 신설에도 합의했다.

특히 양측은 ‘한-EU 그린 파트너십’을 출범시키며, 한국의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 가입을 위한 공식 협상을 개시하기로 했다. 또한 ‘한-EU 디지털 파트너십’에 따른 협력이 확대됨에 따라, 디지털 통상 분야에서 구속력 있는 합의 도출을 위한 협상을 개시하기로 했고 ‘보건 비상 대비 대응에 대한 행정약정’ 출범도 환영했다.

양측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으로 대표되는 세계 평화와 안보 위협뿐만 아니라, 불평등한 팬데믹(글로벌 대유행), 기후변화, 식량·에너지 안보 등 오늘날 세계가 도전 받고 있는 다차원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미래 지향적이고 상호 호혜적인 방식으로 협력을 지속·확대하기로 결의했다.

양측은 이밖에 평화와 안정을 위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국제법을 중대하게 위반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과 관련해 전쟁에서 자행된 전쟁 범죄 및 기타 국제법 위반에 대한 책임성 확보를 지지하고, 국제형사재판소 업무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양측은 또 북한의 반복되는 불법 탄도미사일 발사와 지속되는 핵개발,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강력히 규탄했다. 또 북한 내 인권 침해 및 인권 유린에 대해 중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아울러 유엔(UN)해양법협약에 따라, 남중국해를 포함한 지역의 상공비행과 항행의 자유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면서 중국을 견제했다.

EU 지도부는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미셸 상임의장은 “우크라이나의 대대적 침공이 일어나는 지금 시점에서 심도 있는 한·EU 협력은 사치가 아니라 정말 우리에게 필수불가결한 것이 됐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규탄에 동참하고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지지를 보내준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EU는 핵무기를 절대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한국의 계속된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는 노력에 같이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도 “러시아는 유엔헌장과 국제법을 중대하게 위반하고 있다”며 “한국은 초기부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대러)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는 우리의 강력한 유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EU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용인하지 않듯, 북한의 지속적인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EU 지도부는 내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윤 대통령의 참석을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펑" 폭발음..포항제철 불
  • 필드 위 여신
  • 노병, 돌아오다
  • '완벽 몸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