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비번'까지 넘긴 유동규, 신변보호에도 "어려운 상황"

  • 등록 2022-10-28 오후 7:58:23

    수정 2022-10-28 오후 7:58:23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지난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한테 8억여 원을 건넸다고 폭로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돈을 건넬 당시 “경선자금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재판을 마치고 나와 ‘김 부원장에게 자금을 넘길 때 대선자금으로 쓰일 거라는 걸 알고 있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또 ‘자신의 휴대전화가 연결된 온라인 저장공간 클라우드 비밀번호를 검찰에 넘긴 것과 관련해 김 부원장의 혐의가 소명될 거란 기대를 하는지’에 대해선 “소명할 수 있는 내용은, 필요한 내용은 다 제공하겠다는 의지로 생각하면 되겠다”라고 답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속행 공판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 전 본부장은 물적 증거로 지목된 ‘돈 상자’의 실체를 묻자 “검찰이 봉투에 돈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등을 진술과 비교해가면서 검증할 일”이란 취지로 말했다.

그는 휴정 시간에 만난 취재진에 “말로써 될 상황은 아니고 검사들도 증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고, 거꾸로 그분(김 부원장)도 자기가 돈을 받지 않았다는 걸 입증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그분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건 아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가야겠다는 것이다. 제가 안고 가겠다는 생각을 더는 안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고 있는 유 전 본부장은 “지금 너무 사생활 보호도 안 되고 있어서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지난 22일 새벽 구속된 김 부원장이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원장은 이 대표의 대선자금 명목으로 8억47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대장동 민간사업자인 남욱 변호사의 지시로 엔에스제이홀딩스(전 천화동인4호) 관계자 이 모씨가 정민용 변호사에게 4차례에 걸쳐 현금 약 8억 원을 건넸고, 이 돈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거쳐 김 부원장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사건 관련자들로부터 확보했다.

검찰은 이같은 진술을 뒷받침할 물적 증거로 이씨가 돈을 전달한 시점과 장소, 액수 등을 기록한 메모와 자금 전달 장소의 CCTV 영상, 남 변호사에서부터 김 부원장까지 자금이 전달되는 과정에 사용됐다는 박스와 가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부원장 측은 “검찰이 기록으로 갖고 있을지는 몰라도, 우리가 알기론 유동규 진술 외엔 증거가 없다”며 “돈을 받지 않았다는 입장에서 진술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부원장은 지난해 2월부터 이재명 대표의 제20대 대선 자금 조달 및 조직관리 등을 담당해왔으며 같은 해 7월부터는 민주당 대선 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을 맡았다.

최근 20대 대선 당시 이재명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현근택 변호사가 김 부원장의 변호인단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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