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이데일리 스냅타임이 ‘서울시민생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2년 7월 20대 ‘외출·커뮤니케이션이 모두 적은 집단 수’가 같은 해 1월에 비해 전반적으로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외출 커뮤니케이션이 모두 적은 집단’은 근로소득이 없는 집단에서 주중 이동거리와 통화 대상자 수와 추정 거주지의 체류시간을 기준으로 집계한 수치다. 자치구별로는 관악구에서 349% 폭증하면서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고, 중구(174%), 영등포(114%), 동대문(103%)이 그 뒤를 이었다.
자료에 따르면 관악구는 20대 인구수가 반년 동안 1천명 정도 증가한 것에 비해 ‘외출·커뮤니케이션 모두 적은 집단 수’는 약 6천명 증가했다. 관악구의 20대 1인 가구 비중이 가장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관악구에서 혼자 사는 20대 청년에게 사회적 소통을 늘릴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연령대별로도 특징이 두드러졌다. 외출·커뮤니케이션의 부족은 주로 2030 세대에서 나타났다. 같은 시기에 연령대별로 ‘외출 커뮤니케이션이 모두 적은 집단’을 비교했을 때, 20대와 30대는 각각 43%와 23%씩 증가했다. 반면, 40대부터는 오히려 집단 수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40대 ‘외출 커뮤니케이션이 모두 적은 집단 수'는 24%정도 줄어들었고, 50·60대는 각각 27%, 19%씩 감소했다.
'경제 위기'...1인 가구 더 취약하다
청년 세대에서 외출 및 소통 지표가 부정적으로 나타난 이유는 최근 3고 위기(고물가 고금리 고환율)로 인해 지출에 부담이 생기자 청년들의 사회적 활동이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1인가구 청년들은 고비용 저소득 세대로 근로 소득은 낮지만 전월세, 대출 등 고정 지출 비용은 높은 편이다. 그에 따라 ‘무지출 챌린지’(하루 지출 0원을 실천하는 행위)등의 극단적인 소비 행태마저 나오는 요즘이다. 자산 기반이 없는 2030 청년들이 경제 불황에 대응하기 위해 사회적 관계마저 저버릴 위기에 놓인 것이다.
김승연 서울연구원 도시사회 연구위원은 “20대와 더불어 30대도 경제적 요인에 민감하다”며 “일반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부모로부터 지원도 받지 못하고 홀로 독립한 가구가 많아 경제 불황에 취약한 가구도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 더 세분화된 기준 마련해야"
전문가들은 1인 가구에 대해 지금보다 더 세분화된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지수 민달팽이 유니온 위원장은 “지자체 별로 소득 일자리 주거 형태 등을 파악하면서 적합한 정책을 고심하는 단계지만 피부에 와닿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자치구 안에서도 행정동에 따라 특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더 세분화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현행 제도에 대한 문제점도 꼬집었다. 지수 위원장은 “서울시 내 주거복지센터의 인력과 예산이 협소하다”며 “주거복지센터가 주거 약자들을 발굴해서 주거 상향을 시킬 수 있도록 역할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1인 가구를 세대·지역뿐만 아니라 아예 새로운 기준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 연구위원은 “세대로 나누는 통계에서 드러나지 않는 사각지대가 많이 존재한다”며 “자발성, 경제성 등을 지표로 유형화를 시켜서 어떤 집단이 취약 상태에 있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