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무기 9조원어치 아프간에 남아…탈레반에 넘어가

미군, 전투기·공대지 무기·군용차량 등 수습 못해
"철군 섣불렀다" 비판 나와…"적군에 무기 쥐어줘"
  • 등록 2022-04-28 오후 2:32:51

    수정 2022-04-28 오후 2:32:51

[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미군이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 당시 9조원 상당의 무기를 남기고 온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고 있는 탈레반을 무력 지원한 것이나 다른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미군의 철군 이후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 (사진=AFP)
27일(현지시간) CNN은 미국 국방부 보고서를 인용해 16년간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한 미군이 무기 상당량을 수습하지 않고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은 아프간 전쟁이 발발한 2005년부터 2021년까지 186억달러(약 24조) 상당의 무기를 아프가니스탄에 지원했으며, 이 가운데 71억달러(약 9조원)어치의 무기는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는 상태다. 해당 무기의 종류는 전투기와 공대지 무기, 군용 차량 등으로 다양하다.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을 수비하던 78기의 전투기는 철군 전 분해돼 작동 불가능한 상태이지만 9524기의 공대지 무기와 4만대의 군용 차량 등은 사용 가능한 상태로 탈레반에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이 20여년간 맞서 싸웠던 탈레반의 손에 직접 무기를 넘긴 상황이 되면서 철군이 섣부르게 진행됐다는 비판이 재차 나오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남아 있는 무기의 상당 부분은 고도의 기술적 지식과 유지·보수 과정이 뒷받침돼야 사용할 수 있다면서,무기를 수습하거나 파괴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에 다시 들어갈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에 지원했던 무기 가운데 소총 탄환 1500만발과 고성능 수류탄 9900개, 박격포탄 11만9000발 등은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명령으로 우크라이나군에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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