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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향한 진술·녹취 ‘파장’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전날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공사) 사장으로부터 2015년 2월 6일 공사 사장 집무실에서 유한기 전 공사 개발사업본부장(현 포천도시공사 사장)으로부터 사퇴를 종용 받은 대화 과정이 담긴 녹취록을 확보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과 일부 언론들을 통해 공개된 해당 녹취록에서 유 전 본부장은 유동규 전 공사 기획본부장과 ‘정 실장’, 그리고 ‘시장’을 언급하며 황 전 사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정 실장’은 이 후보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 ‘시장’은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후보로 추청된다. 유 전 본부장은 유동규 전 본부장은 물론 소위 공사의 윗선이라 할 수 있는 성남시청 인물들을 거론하며 황 전 사장에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이와 별개로 ‘대장동 4인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공사 전략투자팀장으로 근무했던 정민용 변호사가 2015년 2월께 공사 이익을 확정한 내용을 담은 공모지침서를 이 후보에 직접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배임 더해 직권남용까지…다만 檢 수사 의지가 문제
일단 황 전 사장의 녹취록과 정 변호사의 ‘직보’와 관련 법조계에서는 그간 검찰이 난항을 겪었던 유동규 전 본부장의 배임 혐의 입증에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윗선’으로 지목된 이 후보와 그 측근 정 전 실장 역시 실제 황 전 사장의 사퇴 종용에 개입하고 공모지침서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면, 이같은 배임 혐의 수사는 불가피하다.
다만 검찰이 실제 이 후보 등에 칼날을 들이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앞서 검찰은 대장동 의혹 수사 초반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핵심 단서들이 담긴 녹취록을 확보했지만, 이후 이를 뒷받침할 만한 뚜렷한 물증을 확보하지 못하며 김만배씨 구속영장 청구 기각, 남욱 변호사 체포 후 석방 등을 반복해 ‘부실수사’ 논란을 빚어왔다. 이 과정에서 성남시청은 물론 시장실 등에 대한 ‘늑장 압수수색’ 논란도 더해졌다.
실제로 검찰은 지난 24일 황 전 사장을 불러 조사하면서도 녹취록을 확보하지 않았고, 다음날 언론 등을 통해 해당 녹취록이 공개되자 뒤늦게 제출 받았다. 또 이 후보와 정 전 실장의 전자결재 및 이메일 기록 역시 전날에서야 확보한 것으로도 알려지면서 다시 한번 ‘늑장’ 논란이 불거지는 모양새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현재 확보된 녹취록과 진술들은 그간 헛바퀴 돌던 배임 혐의를 수사할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보다 구체적인 진술이나 물증을 확보해야 한다”며 그만큼 향후 검찰의 수사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 권경애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배임죄, 배임 행위를 위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명백한 증거들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를 수사 안하는 건, 검찰 수사권을 완전 박탈하고 해체하려는 검수완박의 큰 그림 때문?”이라며 이 후보에 대한 검찰 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