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치의 숀 콘리, 말 바꾸기 논란…"혼란 부추겨"

산소 치료 질문 회피 후 하루 만에 인정
모호한 답변·내용 번복…국민 불안 커져
  • 등록 2020-10-05 오후 4:21:42

    수정 2020-10-05 오후 4:21:42

4일(현지시간) 백악관 주치의 숀 콘리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대해 답하고 있는 모습(사진=AFP)
[이데일리 조민정 인턴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판정 이후 숀 콘리 백악관 주치의의 ‘말 바꾸기’가 국민들의 혼란을 불러오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앞서 그는 말라리아 치료제 복용 옹호 등으로 논란을 빚은 인물이기도 하다.

4일(현지시간) CNN 등 주요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직후인 지난 주말 콘리 주치의의 모호한 답변과 말 바꾸기가 국민을 안심시키기는커녕 오히려 혼란을 유발했다고 전했다.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콘리 주치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산소 치료 질문에 대한 대답을 회피했다. 그러나 다음 날인 3일 트럼프 대통령의 질병이 ‘중증’으로 분류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앞서 두 차례 혈중 산소 포화도가 떨어져 보충 산소 공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4일 브리핑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엑스레이에 폐 손상이나 폐렴 여부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몇 가지 예상되는 결과는 나왔지만 임상적으로 크게 우려될 것은 없다”고 모호한 답을 내놨다.

이에 대해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이즈키엘 엠마누엘 박사는 “주치의는 ‘예상된다’고 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덱사메타손 처방을 받기 시작한 시점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심각한 폐 손상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덱사메타손은 코르티코스테로이드의 일종인 염증 치료제로, 코로나19 중환자 사망률을 크게 낮출 수는 있지만 인체 면역력을 억제하는 부작용이 있어 중증 환자들에게만 권장된다.

콘리 주치의는 지난 2006년 필라델피아 의과대학 정골의학 전공으로 학위를 받았다. 이후 아프가니스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의료부대에서 외상학과장을 지내다 2018년 백악관 주치의로 임명됐다. 정골의학(Doctor of Osteopathy, DO)이란 근육과 뼈를 바르게 맞추는 의학으로 미국에서는 전문 의료인으로 인정한다.

콘리 주치의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한다고 발표했는데 당시 콘리 박사는 “말라리아 치료제를 활용한 치료가 상대적 위험보다 잠재적 이익이 더 크다”는 내용의 편지를 공개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심장박동 이상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콘리 주치의가 의사로서 대중에게 공개해야 하는 정보의 범위에 대한 논쟁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대한 대중의 ‘알 권리’와 환자의 사생활 보호 의무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카를로스 델 리오 에모리의대 교수는 “트럼프는 미국의 대통령이자 공인이기 때문에 (환자로서) 비밀은 없다. 대통령 스스로가 약해 보이는 걸 싫어하지만 말해야 할 사실은 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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