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되려면 인분먹기' 빛과진리교회 압수수색

  • 등록 2020-05-12 오후 3:34:30

    수정 2020-05-12 오후 4:14:09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경찰이 신도에게 인분을 먹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일삼은 서울 동대문구 빛과진리교회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일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가 신앙 훈련을 명목으로 신도들에게 가혹행위를 강요한 서울 동대문구 빛과진리교회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 서울 동대문 경찰서는 빛과진리교회 담임 목사 등에 대한 고소 사건과 관련해 이날 오전 8시30분께 교회 사무실과 숙소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을 폭로한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0월 피해자 A씨는 빛과진리교회에서 ‘잠 안자고 버티기’ 훈련을 받던 중 뇌출혈로 쓰러져 1급 장애 판정을 받았다. 이후 A씨는 “교회 관계자들이 곧바로 구급차를 부르지 않아 치료가 지연돼 장애를 갖게 됐다”며 서울북부지검에 고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전직 신도들도 해당 교회가 평소 ‘리더십을 기르는 훈련’이라며 신도들에게 자신의 인분 먹기, 돌아가며 매 맞기, 불가마에서 견디기, 공동묘지에서 기도하며 담력 기르기 등 엽기적인 행위를 요구했다고 추가로 폭로했다.

지난 5일 빛과진리교회의 전 신도 20여명과 평화나무는 지난 5일 서울 모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명진 담임목사 처벌을 주장했다. 이들은 “이 교회는 비상식적이고 가학적인 훈련을 통해 신도들을 길들이고 착취해왔다”며 “일종의 ‘그루밍 범죄’를 저질러온 김명진 담임목사를 법적으로 처벌하고 교회 역시 강제 해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신도는 “영화나 책 등 대중매체를 접하기 전에도 리더에게 허락을 받아야 했고, 그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훈계를 위한 모임에 보내져 폭언을 들었다”며 “훈련이라는 명목 아래 정신적 길들임을 당한 것”이라고 증언했다.

해당 소식이 알려진 후 논란이 불거지자 빛과진리교회 측은 입장문을 내고 수습에 나섰다. 빛과진리교회 측은 입장문을 통해 “상처받고 아파하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특히 병상에 있는 자매님의 일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방법을 찾아 최대한 돕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한 자료를 바탕으로 해당 교회의 신앙훈련 내용 등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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