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전 시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 한국당 중앙당사에서 “원하든 원하지 않든 박근혜 전 대통령이 (황 전 총리의 전당대회 출마를) 탐탁하게 생각하든 안 하든, 황 전 총리 가슴팍에는 박근혜 이름 석 자가 새겨져 있다”며 이같이 2.27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오 전 시장은 “본인이 어떻게 말해도 그 프레임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며 “대통령이 유죄판결을 받고 탄핵심판을 받아서 수감된 상황에서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박근혜 프레임’으로 들어가면 총선 참패”
당권 3강(强) 주자로 평가받는 오 전 시장이지만 최근 황 전 총리와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가 집중 조명되는 분위기를 의식한 듯, 이날 출마선언의 상당 부분을 이들에 대한 비판으로 채웠다. 황 전 총리와 홍 전 대표로는 총선 승리와 정권 탈환을 담보할 수 없는 점도 적극 강조했다.
오 전 시장은 “‘박근혜냐, 아니냐’의 논쟁으로 다음 총선을 치르기를 더불어민주당은 내심 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프레임으로 걸어 들어가는 순간 총선은 참패”라며 “우리 당에 덧씌워진 ‘친박(박근혜) 정당’이라는 굴레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불행히도 대통령으로서 박근혜는 국민들과 당원들의 바람에 큰 실망을 안긴 게 사실”이라며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헌법적 가치에 부응하게 사용하지 못했다”고 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을 버리자는 이야기가 아니다”며 “이제 박근혜 이름 세 글자를 표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의지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홍준표와 단일화, 전혀 생각해본 적 없어”
일부 후보들이 언급하는 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도 시기상조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서울 강남 국회의원과 서울시장을 역임한 자신의 이력을 내세워 총선 승리를 위한 수도권 확장력도 피력했다.
오 전 시장은 “이 무능한 ‘과속·불통·부패 정권’을 심판하고,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고자 한다”며 “단일대오의 보수 대통합과 혁신을 이뤄내 내년 총선에서 저들을 응징하고, 그 힘으로 정권을 탈환하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전국적인’ 국민들의 지지”라며 “설령 영남의 65석을 석권한다 하더라도 수도권의 122석에서 과반 이상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우리 모두의 희망인 ‘정권 탈환’은 한낱 꿈에 머물 것”이라고 꼬집었다.
홍 전 대표가 언급한 단일화 가능성에는 불쾌감을 나타냈다.
오 전 시장은 “홍 전 대표가 양쪽 캠프 참모들이 소통을 시작했다는 식의 말을 했는데, 양쪽 출판기념회에 (참모들이) 축하사절단으로 참석한 것을 침소봉대(針小棒大)한 말”이라며 “출마선언 단계에서 단일화는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또 “본인이 당 대표를 한 직후에 비상대책위원회가 탄생했는데 똑같은 현상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그분의 행태가 바뀐 것도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