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틸 "암호기술과 화폐 간 결합에 관심, 페이팔 창업 "

  • 등록 2015-02-24 오후 5:09:14

    수정 2015-02-24 오후 5:12:13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창업은 아이디어를 실현해 보고 싶거나 해결하기 위한 특정 문제가 있을 때 하는 것이다. 단순히 기업가가 되기 위해 창업을 하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다.”

전자결제시스템 회사인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이자 벤처투자가인 피터 틸은 24일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백양콘서트홀에서 열린 연세대 경영대학 100주년 기념 특별초청강연회에서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강의한 내용을 책으로 엮은 ‘제로 투 원’을 소개하고 창업 노하우를 전달했다.

피터 틸이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양콘서트홀에서 연세경영 100주년 기념 초청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틸은 이날 ‘더 나은 미래, 제로 투 원이 돼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창업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는 것”이라면서 “암호기술을 화폐와 결합하는데 관심이 있어 1998년 페이팔을 창업했다”고 말했다.

페이팔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핀테크’(기술금융) 원조 회사다. 인터넷을 이용한 결제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선보이며 전자상거래의 물꼬를 튼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틸은 신용카드 번호나 계좌 번호를 알리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온라인 금융서비스를 구현했다. 틸과 공동창업자들은 2002년 15억달러를 받고 이베이에 회사를 매각한 이후 벤처기업가로 변신했다.

틸은 페이스북의 초기 투자자로도 유명하다. 당시 50만 달러를 투자해 10%의 지분을 확보했는데 현재는 그 가치가 2조원이 넘는다. 틸은 링크트인을 창업한 호프먼에게 5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민간 우주로켓기업인 스페이스-엑스에도 3억100만 달러를 투자해 10억 달러 넘게 이익을 남겼다.

틸은 “투자기업을 선택할 때는 두가지 질문을 하는데, 아무도 하지 않는 사업인지 여부와 아무도 투자하지 않았는지를 묻는다”면서 “거대한 시장을 갖고 경쟁해야 하는 기업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에서 독점기업이 될 수 있는 회사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그의 책인 제로 투 원은 전에 없던 상태인 제로(0)에서 새로운 하나를 창조하라는 뜻이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독점기업이 돼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틸은 “매년 2만명 정도가 LA로 영화배우가 되겠다며 이사를 오는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동일한 일을 하겠다는 것으로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면서 “사람들은 군중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안심하고 많은 사람들이 하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성공이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남 이상이 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는 특히 창업 시 함께 하는 사람들과는 현금보다 지분을 나누는 방식을 택하라고 조언했다. 틸은 “지분은 미래에 대한 보상을 의미하고 동기를 부여하기 때문에 미래지향적”이라면서 “그러나 현금을 지급하면 당장 오늘의 이익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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