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방 시신` 사건 "`엄마`라고 부를 정도.. 말다툼 끝 살해"

  • 등록 2014-12-30 오후 7:42:08

    수정 2014-12-30 오후 7:42:08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여행가방 속 할머니 시신’ 사건의 피의자 정형근(55)씨가 말다툼 끝에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30일 오후 이 사건 관련 브리핑을 통해 정씨에 대해 이날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 20일 오후 6시께 인천시내 자신의 집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전모(71·여)씨와 술에 취해 말다툼을 벌이던 도중 화가 나 집에 있던 둔기와 흉기 등으로 전씨를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다음날 여행용 가방에 시신을 넣어 자신의 집에서 150m 떨어진 주택가 주차장 담벼락 아래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의 말다툼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현재 정씨가 정확한 범행 동기를 감추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프로파일러 등을 동원해 범행동기와 경위에 대해 심층 조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이날 브리핑에서 “성폭행 흔적은 없으며 옷을 다 입고 있었다”며, “내연관계 관련해선 수사과정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둘 사이 채무관계도 확인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전씨가 채소 장사를 하는 부평구 시장을 오가며 2년전부터 전씨와 알고 지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전씨 딸이 운영하는 포장마차에서 함께 술을 마실 정도로 사이가 좋았으며, 정씨가 전씨를 ‘엄마’라고 부를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사진=인천남동경찰서
또 정씨는 시신이 든 가방을 집 근처에 유기한 것에 대해서 “원래 먼 곳에 유기하려고 했으나 범행이 발각될까 두려웠고 가방 무게가 무거웠기 때문”이라고 경찰조사에 진술했다.

지난 22일 오후 경찰이 전씨의 시신이 든 가방을 발견한 뒤부터 정씨는 도피 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29일 서울시 중구 을지로에서 검거될 때까지 도보로 부천시, 서울시 구로구 개봉동, 영등포구 문래동 일대 등을 배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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