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증 직격탄 맞았던 伊, 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원인?

WSJ, 이탈리아 마리오네그리 약리학연구소 조사 발표
중증자들, 33%가 네안데르탈인 하플로타입 보유
  • 등록 2023-09-18 오후 6:55:30

    수정 2023-09-18 오후 6:55:30

(사진=AFP)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코로나19 중증 증상이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와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탈리아 밀라노의 마리오네그리 약리학연구소는 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에 실은 연구 논문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주장했다. 해당 연구소는 이탈리아 북부 베르가모의 코로나19 감염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를 통해 코로나19 중증 증상이 네안데르탈인의 특정 유전자로 인한 것일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베르가모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이탈리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던 지역이다. 한때 현지에서 ‘죽음의 도시’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정도로 코로나19 피해가 유독 컸다.

이 연구소는 베르가모의 감염자 1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중증 호흡기 질환과 연관성이 있는 몇 개의 유전자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 이 중 3개 정도가 네안데르탈인 하플로타입(선조를 공유하는 유사한 단상형 유전자)에 포함됐다고 부연했다.

네안데르탈인 하플로타입을 지닌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각한 폐렴 증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두 배나 높다는 주장이다.

또 중환자실에 입원해 인공호흡기에 의지할 수준으로 악화할 확률도 세 배나 높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마리오네그리 약리학연구소의 주세페 레무치 연구소장은 “베르가모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 중 생명을 위협받을 정도의 심각한 증상을 보인 환자의 33%가 네안데르탈인 하플로타입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경미한 증상이나 무증상 환자의 경우 해당 유전자가 발견되지 않았다고도 강조했다.

한편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코로나19 중증 증세와 연관이 있다는 주장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스반테 페보 박사가 학술지 네이처에 2020년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이같은 주장을 처음 제기했다. 이 논문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비율이 높은 유럽과 아시아인의 네안데르탈인 하플로타입 유전자 보유 비율이 각각 16%와 50%로 나타났다고 소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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