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부동산 분양합숙소에서 동거하던 20대 남성을 감금하고 가혹행위를 저지른 일당이 징역형을 선고받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 1월 24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부동산 분양합숙소 감금’ 동거인들이 법원을 빠져나오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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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수중감금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28)씨 등 6명은 서울남부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미성년자 신분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서모씨만 아직 항소하지 않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팀장 박모(28)씨에게 징역 6년, 박씨의 아내 원모(23)씨에게 각각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어 함께 재판에 넘겨진 공범들에 대해선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미성년자 피고인에 대해서만 집행유예 4년과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대부분 범행을 인정하고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와 합의하는 등 참작 사유가 있었지만, 범행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박씨에 대해 “분양합숙소 팀장으로서 사회경험이 부족한 직원들에게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위를 행사하며 범행을 주도했다”며 “피해자에게 강제삭발과 무차별 폭행 등 비인간적인 가혹행위를 지시한 점은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가 사망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자 범행은 은폐하기 위해 지시하고 공범들과 허위진술을 맞추기에 급급해 정황이 좋지 않다”며 “피해자는 건물 7층 높이에서 추락해 전치 12주 이상 치료를 받으며 현재도 정신적, 신체적으로 충격을 받아 고통받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2013년부터 부동산 분양대행업무에 종사하던 이들은 박씨를 중심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가출 청소년이나 사회경험이 부족한 청소년을 직원으로 모집한다는 게시글을 올려 팀을 운영했다. 피해자는 2021년 9월쯤 SNS를 통해 숙식을 제공한다는 게시글을 보고 팀에 합류했지만 약 2주 뒤 이탈했다. 다시 붙잡힌 피해자는 합숙소에서 물고문과 삭발, 폭행 등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7층 높이 건물에서 추락해 중태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