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영병 잡으러 왔다”…귀순 20대 병사, 北 의심 피한 한마디

지뢰밭 걸어서 귀순한 20대 병사
北 초소 의심에 “탈영병 잡으러 왔다”
수차례 발각 위기 넘기며 탈출
“극심한 식량난 등으로 귀순” 진술
  • 등록 2024-08-22 오후 6:38:56

    수정 2024-08-22 오후 6:38:56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20대 북한 병사 한 명이 강원도 고성 지역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육군 제22사단 관할구역으로 귀순한 가운데 그의 탈출 과정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채널A 캡처)
22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일 새벽 고성 동해선 인근 오솔길을 따라 도보로 20대 북한군 하사가 귀순했다. 그는 경비대에 발각 위기를 여러 번 넘기며 탈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소식통은 “귀순 하사가 북한군 초소에 몇 차례 적발됐는데 ‘탈영병을 잡으러 왔다’고 둘러대 의심을 피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북한군 하사는 귀순 이유에 대해 식량난 등 북한의 열악한 상황과 남한 문화에 대한 동경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북한 주민들이 현재 많이 굶어 죽고 있다”며 “그런 부분에서 심경 변화가 왔다”고 진술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정보 당국은 또 해당 하사에게 “북한에 있을 때 소속 부대가 해체됐는데, 재력과 인맥이 있는 동료들은 좋은 곳으로 발령 나고 (나는) 좌천돼 북한 내 부당한 현실을 참을 수 없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역 북한 군인의 탈북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8일에는 북한 주민 1명이 한강 하구 남쪽 중립 수역을 걸어서 탈북하기도 했다.

월스트리스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북한 정권은 남한으로의 탈북을 막기 위해 국경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경비 초소 재무장, 지뢰 설치 확대, 탈북을 시도하는 이들이 발각되면 즉시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리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북한 내 극심한 식량난, 경제난 등으로 탈북에 대한 열망은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탈북자들이 창의적인 탈출 방법 등을 찾고 있어 사실상 봉쇄가 어려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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