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7만달러를 재돌파한 가운데 최근 ‘김치 프리미엄(김프)’이 급격하게 낮아졌다. 김프는 비트코인 거래시 국내와 해외 가격이 다르게 형성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 (사진=픽사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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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김치 프리미엄은 비트코인 기준 0.31%다.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5시2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7만918달러다. 이를 한화로 환산한 가격은 9673만2152원이다. 같은 시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는 9703만9000원에 거래됐다. 국내와 해외 비트코인 가격의 차이가 불과 30만6848만원 수준으로 낮아진 것이다.
김치 프리미엄 현상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의 역사 내내 따라다녔다. 지난 2013년에는 40% 이상 비싼 가격이 형성됐고, 그 후로도 평균적으로 5% 내외를 유지했다. 김치 프리미엄 현상의 원인은 주로 가상자산과 원화(KRW)간 수급 불균형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비트코인 구매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공급(매도)이 원활하지 않아 생기는 차이다. 쉽게 말해, 수요 대비 구매할 수 있는 비트코인 수량이 적어 발생하는 현상인 것이다. 수급 불균형의 원인으로는 외국환거래법이 꼽힌다.
현행 외환법은 개인의 미신고 해외송금을 10만달러로 제한하고 있다. 즉 개인 투자자가 해외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구매한 후 이를 국내 거래소에 매도할 수 있는 규모는 한정돼 있고, 이 물량만으로는 김치 프리미엄을 해소할 수 없다는 의미다. 여기에 국내의 경우 기관과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가 금지돼 있다는 점도 부족한 공급량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 가격이 한창 오름세를 나타냈던 지난 3월8일 10%를 넘어서며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김치 프리미엄은 최근 1% 아래로 떨어졌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국내 주요 거래소들의 거래량 감소를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거래소 업계 관계자는 “현재 거래량이 지난 1월부터 3월 사이 기록한 수치보다 낮다”며 “연초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등으로 상승세가 가팔랐던 반면, 지금은 오랜 시간 횡보 끝에 오른 것이기 때문에 관망하는 투자자들도 있는 것 같다”고 관측했다.
정석문 프레스토리서치 센터장은 “김치 프리미엄은 주로 국내 수요가 급증하는 하는데 공급(매도량)이 이를 못쫓아갈 때 발생한다”며 “한국의 외환법 때문에 해외의 매도물량 공급이 원할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프가 낮아진 이유는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현재 가격 상승이 주로 해외시장 참여자를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고 국내 투자자들은 아직 크게 반응하지 않았거나, 국내 투자자들이 반응은 했으나 국내 매도물량이 충분하여 프리미엄으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