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서울지원에서 7일 오전 점거농성에 돌입했다가 오후 2시께 예정된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해산했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7일 서울 송파구 소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서울지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가했다.(사진=전장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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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은 이날 오전 9시께부터 서울 송파구 소재 심평원 서울지원 1층 로비에서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이날 오후 2시께부터 심평원 서울지원에서 ‘이윤보다 생명을 우선하는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진행 촉구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으나, 예고된 시간보다 앞서 심평원 건물을 점거한 것이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공지를 통해 “심평원 약평위를 앞두고 이윤보다 생명을 중시하는 급여 기준이 논의될 수 있도록 심평원 원장, 중외제약 대표 이사와의 삼자대면을 촉구하며 점거농성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헴리브라 급여적용을 위해 심평원 서울지사에 방문하고자 했다”며 “심평원은 2층 엘리베이터 작동을 정지하며 장애인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막고 있어 명백한 장애인 차별”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점검 농성에 나선 것은 오는 9일 열릴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의 급여 조건이 전면 확대되는 것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헴리브라가 국내에 도입된 지 3년이 지났지만, 건강보험 급여가 일부 항체 환자에게만 적용돼, 비항체 환자 대다수가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장연 관계자는 “심평원은 비싼 약가에 따라 유효성에 대한 높은 기준을 잡음으로서 협소한 급여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며 “비싼 약가로 이윤을 남기려고 하는 중외제약과 이를 환자 대상으로 좁힘으로써 해결하려고 하는 정부의 신경전에 환자들만 피해를 보게 되는 형국”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오후 4시께 ‘심평원 서울지원 농성 철회’ 공지를 통해 철회 사실을 알렸다. 전장연은 “심평원은 면담에서 사전에 제출한 전장연의 의견을 약평위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을 약속했다”며 “이에 심평원 약속을 믿고 기자회견을 마치고 철수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장연은 지난해 12월 1일 국회 앞에서 혈우병 비항체 환자 대상 헴리브라 전면·신속 급여 확대 촉구 기자회견 등을 열며 정부와 제약회사에 헴리브라 전면급여와 신속등재에 대해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