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게임사가 느끼는 가장 큰 애로점..'생존'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한국에서 하루 100억원 이상 벌어들이는 대작 모바일 게임이 있지만 ‘자기만의 길’을 고집하는 게임도 있다. 이른바 ‘인디 게임’이다.

인디 게임은 주류 게임과 다른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글로벌로 성공하면 개발사는 억만장자 대열에 서기도 한다. 전세계적으로 성공한 모바일 게임 ‘헝그리버드’가 그 예다.

구글은 27일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구글플레이 개발자와의 대화’를 열고 인디게임 개발사 대표와 기자들 간 대화의 시간을 마련했다. 참가 인디 게임 개발사는 지난 ‘4월 열린 제2회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에 입상한 기업’들이다.

27일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구글플레이 개발자와의 대화’에서 인디게임 개발사 대표들이 그간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준한 릴라소프트 대표, 임원호 아크게임즈 대표, 최준원 유닛파이브 대표.

인디 게임사 “적은 인력에 과중한 개발 업무”

이날(27일) 열린 ‘구글 플레이 개발자와의 대화’에는 ‘릴라소프트’, ‘아크게임스튜디오’, ‘유닛파이브’가 참석했다. 아크게임은 순수 1인 개발사였다. 릴라소프트 팀원은 3명이었다. 가장 많은 유닛파이브가 7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모바일 게임 시장이 ‘그래도 평등한 시장’이라고 전했다. 대작 게임과 경쟁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인디 게임이라고 차별 받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작은 게임이더라도 인기만 높으면 성공이 보장된다.

다만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 길고 힘들다. 인력 규모가 작은 인디 게임사 입장에서는 더더욱 어렵다. 이들 3사는 적은 인원으로 많은 개발·업무 과제를 떠 안아야 한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꼽았다.

최준원 유닛파이브 대표는 “인원도 적고, 그나마 있는 사람들도 전문가는 아니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형 업체들과 경쟁을 해야한다는 점이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예컨대 글로벌 진출 시 따르는 ‘현지화’를 꼽을 수 있다. 인도네시아 등의 시장은 언어에 대한 장벽이 높다. 게임 개발에도 빠듯한 인원으로 인도네시아 사용자들의 요구에 대응하기 어렵다.

1인개발사 아크게임즈의 임원호 대표도 마찬가지다. 그는 “게임 개발 과정은 기획과, 개발, 그래픽 3단계를 거친다”며 “짧은 시간 안에 이들 과정을 오가며 작업해야한다는 게 어려웠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홍보·마케팅도 쉽지 않은 과제다. 김준한 릴라소프트 대표는 “자체적으로 하기에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 구글플레이 피처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대세가 된 소셜미디어를 통한 홍보다 내부 인력만 같고 쉽지 않다는 얘기다.

김 대표가 언급한 ‘구글플레이 피처드’는 구글플레이의 추천 게임으로 올라가는 것을 의미한다. 자체 광고·마케팅이 힘든 인디 게임사들의 유일한 마케팅 수단이다.

“생존할 수 있는가” 가장 큰 과제

인디게임사들의 최우선 과제는 생존이다. 살아남아야 게임 출시도 가능하다. 살아남기 위해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아낀다. 적은 규모로 내부 인력을 유지하는 것도 이런 이유이다.

최준원 유닛파이브 대표는 “7명이라는 숫자가 굉장히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버티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보고 퍼블리싱 업체들도 많이 찾아다녔다”며 “게임 개발에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해 버텼던 것이 힘이 됐다”고 전했다.

임원호 아크게임 대표는 1인 개발사 체제가 힘들고 외롭지만 현재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1인 개발을 시작한 후 2년 반이 넘는 시간 동안 그를 버티게 한 힘은 정부 지원과 소소한 외부 투자였다. 그는 “정부 지원이 있다면 이를 활용해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콘텐츠 제작 업체라고 해서 정부 지원을 다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김준한 릴라소프트 대표는 “정부 지원금은 고용 창출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며 “2명밖에 고용 창출을 하지 못한 결과가 돼 (정부지원 받기에도)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