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하게 ‘의대증원 유예’ 띄운 韓…당정갈등 증폭에 입지만 ‘흔들’

불편함 못 감춘 용산…30일 尹·韓 만찬 전격 연기
韓, 미숙한 당내조율 및 의견전달 절차로 잡음 키워
“여당 대표, 본인 색깔보다 이인삼각 경기해야” 지적
“트리플 하락에 조급한 韓, 성급하게 의대문제 던져”
  • 등록 2024-08-28 오후 5:27:32

    수정 2024-08-28 오후 7:05:13

[이데일리 조용석 김기덕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조율없이 던진 ‘2026년 의대정원 증원 유예’ 후폭풍이 거세다. 대통령실은 30일로 예정된 여당 지도부와 만찬을 취소하는 등 여과없이 불쾌함을 표현하고 있다. 당 내부에서도 “한 대표가 자기 색깔을 내려다가 무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등 신임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을 이달 30일에서 추석 이후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추석을 앞두고 밥 먹는 모습보다는 민생대책 챙기는 모습이 우선”이라고 설명했으나, 정부가 이날 오전에 ‘추석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설득력이 떨어진다. 의정갈등 해법에 대한 갈등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문화일보 주최로 열린 문화미래리포트2024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인사 뒤 행사장을 떠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의대증원 문제는 윤 정부가 반년이 넘도록 풀지 못하고 있는 난제다. 의료계 저항도 거세 전공의 1만2000명이 사직했고 이로 인해 곳곳에서 ‘응급 의료 셧다운’ 위기감도 크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의대증원이 의료개혁의 핵심으로 판단,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물러서지 않고 있다. 한 대표가 대통령실과 조율없이 던진 의대증원 유예안을 거칠게 비판하는 배경이다.

한 대표가 유예안을 제안하는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한 대표는 지난 25일 고위당정협의회가 끝난 뒤 한덕수 국무총리를 통해 ‘대통령실에 2026년 의대증원 유예를 제안해달라’고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주요 참모들이 배석했음에도 패싱하고 굳이 한 총리를 통한 것이다.

당내 조율도 아쉬웠다는 지적이다. 한 대표는 심지어 추경호 원내대표와도 조율하지 않고 의대증원 유예안을 던졌다. 추 원내대표는 28일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와 의대정원) 유예와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사전에 심도 있게 상의한 건 없다”며 “당대표가 여러 의료단체 또는 전문가와 얘기를 나누면서 생각을 정리한 것 같다”고 에둘러 불쾌함을 표현했다. 한 대표는 김상훈 정책위의장과 의사출신인 인요한 최고위원 등 일부와만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윤한 충돌과 관련해 나경원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여당 대표는 참 어려운 자리다. 본인 색깔을 무조건 드러내기보다는 결국 이인삼각 경기”라며 “여당 지지율도 올라가고 대통령실 지지율도 올라가게 하는 것이 여당 대표 자리”라고 말했다. 한 대표가 대통령실과 조율이 미숙했음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역시 “현 정부인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의료 개혁을 논의하려면 먼저 당 내부적으로 의견을 듣고 의견을 취합해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공식 안건으로 올렸어야 했다”며 “현재 의대정원 증원을 유예하는 안은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한 대표가 트리플(대통령·대표·정당) 하락 상황에서 자신에 대한 비판적인 평가도 커지자 다소 성급하게 의대증원 유예 의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며 “대통령실로서는 29일 연금개혁 등을 발표하는 국정브리핑을 앞두고 한 대표가 고춧가루를 뿌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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