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등 신임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을 이달 30일에서 추석 이후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추석을 앞두고 밥 먹는 모습보다는 민생대책 챙기는 모습이 우선”이라고 설명했으나, 정부가 이날 오전에 ‘추석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설득력이 떨어진다. 의정갈등 해법에 대한 갈등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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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조율도 아쉬웠다는 지적이다. 한 대표는 심지어 추경호 원내대표와도 조율하지 않고 의대증원 유예안을 던졌다. 추 원내대표는 28일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와 의대정원) 유예와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사전에 심도 있게 상의한 건 없다”며 “당대표가 여러 의료단체 또는 전문가와 얘기를 나누면서 생각을 정리한 것 같다”고 에둘러 불쾌함을 표현했다. 한 대표는 김상훈 정책위의장과 의사출신인 인요한 최고위원 등 일부와만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윤한 충돌과 관련해 나경원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여당 대표는 참 어려운 자리다. 본인 색깔을 무조건 드러내기보다는 결국 이인삼각 경기”라며 “여당 지지율도 올라가고 대통령실 지지율도 올라가게 하는 것이 여당 대표 자리”라고 말했다. 한 대표가 대통령실과 조율이 미숙했음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한 대표가 트리플(대통령·대표·정당) 하락 상황에서 자신에 대한 비판적인 평가도 커지자 다소 성급하게 의대증원 유예 의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며 “대통령실로서는 29일 연금개혁 등을 발표하는 국정브리핑을 앞두고 한 대표가 고춧가루를 뿌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