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이번 분할로 배터리 사업의 독립법인 체제를 정착해(기업공개 등이) 필요한 때 언제든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는 동시에 투자 재원 조달을 위한 유연성을 확보했다”며 “7월 선언한 대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탄소에서 친환경으로(Carbon to Green) 혁신하겠다는 비전을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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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임시 주총에서의 의결로 배터리 사업은 다음 달 1일 ‘SK배터리’(가칭)로 새로 출범한다. 특허청에 현재 출원된 상표권을 고려했을 땐 ‘SK온’(on)과 ‘SK배터러리’(Betterery), ‘SK넥스트’(NEXT) 가운데 사명이 결정될 전망이다.
SK배터리가 보유한 수주잔고만 1000GWh(1TWh)에 이른다. 세계적으로 1TWh 이상을 수주한 배터리 제조사는 LG에너지솔루션·중국 CATL 등 3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30조원 수준이며 전기차 1500만대에 탑재할 수 있는 규모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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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계열사도 배터리 소재 사업에 뛰어들면서 SK배터리의 가치사슬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분리막(LiBS)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SKIET)는 2025년 생산능력을 40억㎡로 증대할 계획이며 SK머티리얼즈와 SK㈜는 실리콘 음극재를 시작으로 차세대 양·음극재, 전해질 등으로 소재 사업을 확대한다. SKC(011790)도 투자사 SK넥실리스의 동박 사업 외에도 양·음극재 등 사업화를 검토하고 있다.
김 총괄사장은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배터리 관련 생태계가 단단해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룹 내 다른 계열사가 배터리 연관된 사업을 하는 것이 생태계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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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은 분할 이후 회사 자체 가치를 끌어올릴 방안을 친환경 사업에서 찾는다. 김준 총괄사장은 “(자회사가 상장했을 때 지주회사 가치가 떨어지는) 지주사 할인 이슈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 창출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연말 BMR 사업을 시험하는 공장을 가동하고, 2024년 말부터 상업 가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2025년엔 배터리 연간 30GWh를 재활용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3000억여원을 내겠다는 목표다. 이외에도 새 사업을 발굴하고자 연구개발(R&D)과 인수합병(M&A) 등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배터리 사업과 함께 별도 법인으로 분할된 석유개발사업(E&P) 부문은 10월1일 ‘SKE&P’(가칭)로 설립돼 석유개발 생산·탐사 사업과 탄소포집·저장(CCS) 사업을 맡는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친환경 사업인 CCS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CCS는 대기에 있는 이산화탄소와 산업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모아 땅속에 묻는 기술로, 차세대 친환경 기술 중 하나다. 업계에선 보통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장소로 생산이 종료된 유전, 가스전을 이용하고 있어 SK이노베이션이 그동안 축적해온 유전 개발 기술과 역량이 CCS 사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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