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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대법원은 지난달 28일부터 열흘 간 후임 후보 추천을 받았다. 법원 내·외부에서 총 43명의 추천을 받았고 이 중 17명이 심사에 동의했다.
후보자 17명 중 현직 법관은 14명으로 가장 많다. 대표 후보로는 서경환 서울회생법원장과 이승련 서울고법 부장판사,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이 있다. 후보 대부분이 서울대 판사 출신 50대 남성, 이른바 ‘오판남’들이다.
법관 외에도 변호사는 2명, 교수는 1명이지만 순수 변호사 출신은 김주영 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뿐이다. 후보 중 법무법인 케이에스앤피 소속 김상준 변호사는 1989년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로 임관해 2016년 2월 퇴임한 판사 출신이다. 하명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지방법원 판사와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을 지낸 법관 출신이다. 후보자 17명 중 16명이 법관 출신인 셈이다. 검찰 출신은 단 한 명도 후보에 들지 못했다.
박 대법관이 퇴임하면서 검찰 출신 대법관은 6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이기택 대법관 다음 퇴임 예정자는 내년 9월 퇴임하는 김재형 대법관이다. 적어도 내년 9월까진 검찰 출신 대법관을 볼 수 없게 된 셈이다.
대법관에 검찰 출신 인사를 둬야 한다는 규정은 없지만 그동안 대법원 내 다양한 시각을 위해 검찰 출신 인사를 1명 이상 두는 관례가 있었다. 대표적인 검찰 출신 대법관으론 대검 중수부장 출신이었던 안대희 전 대법관과 2006년 퇴임한 강신욱 전 대법관, 2000년 퇴임한 지창권 전 대법관 등이 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대법원에서 본안 판단을 받은 사건 4만 4328건 중 형사 사건은 2만 1795건(49%)에 달한다.
다만 대법원 내 다양성 확보와 별개로 관례상 검찰 출신 대법관을 두는 것이 검찰에 대한 일종의 특혜라는 비판도 있다.
앞서 봉 변호사가 박 전 대법관 후임 최종 후보에 올랐을 당시에도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는 “특별한 기준 없이 검찰이라는 권력 집단의 이해 관계를 반영한 구태의연한 관행은 사라져야 할 악습”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는 다음달 6일까지 후보자들에 대한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3~4명을 대법관 제청 대상 후보자로 선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