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일 강진이 발생한 튀르키예로 파견을 다녀온 우리나라 긴급구호대 대원들은 구조활동 기간 동안 경험한 현장의 참상을 이 같이 전했다.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에게 구호대는 실낱같은 희망이었다.
외교부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원도연 외교부 개발협력국장, 조인재 중앙119구조본부장, 이윤희 육군 특수전사령부 중령, 김민종 코이카(KOICA) 사무국 현지 팀장이 참여한 가운데 `튀르키예 지진 피해 대응을 위한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 1진 활동` 브리핑을 진행했다.
1진 구호대 귀국 직전 큰 여진 발생
1진 긴급구호대장을 맡았던 원 국장은 숙연한 분위기에서 튀르키예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정부는 국제사회의 위기 대응에 앞장서서 동참하고 자유, 평화, 번영을 지향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국격에 걸맞는 기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열악한 조건에서도 생존자를 구조하는 등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에도 현지 주민들의 협력이 있었다고 한다. 코이카 관계자는 “구조 차량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었는데, 현지 주민들이 자가 차량을 제공해줬고 자원봉사를 하는 분도 많았다”며 “지역 주민들의 협조 덕분에 초기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다양하게 물자를 보급받고 언어 문제도 해결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1진 구호대는 2진 구호대와 `바톤터치`를 하고 지난 18일 한국으로 돌아왔다. 생존자를 더 구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지만 가슴이 찡한 순간이 있었다. 귀국하기 위해 기다리던 현지 공항에서 한국의 구호대가 떠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쳐주며 감사를 전한 것이다. 군 관계자는 “구조 첫날 잠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있었는데, 주민들이 빵을 주고 격려를 해주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귀국한 대원 건강상태 양호, 부상 구조견도 빠른 회복”
KDRT는 재난이 발생한 국가의 피해 감소·복구·인명구조·의료구호 등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신속하게 파견하는 긴급구호대다. 2007년 `해외긴급구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 현재까지 총 8번에 걸쳐 재난 피해국에 파견됐다. KDRT는 매년 국내 합동모의훈련을 열고 기관 간 공조체계를 재정비하는 등 평시에도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원 국장은 “귀국한 모든 대원들의 건강상태 양호하다. 부상을 입은 구조견들도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다”면서 “귀국한 대원들은 향후 2주 내에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검사 등 필요한 건강검진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에 파견된 KDRT 구조팀은 UN 산하 국제 탐색구조 자문단(INSARAG) 주관의 인증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인 `헤비`(Heavy) 등급을 획득한 팀이다. 자문단 회원국 91개국 가운데 헤비 등급을 받은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33개국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