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북한이 지난달 `전승절`(6·25 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 행사를 기점으로 우리 정부를 향한 비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직접적인 발언에 이어 선전매체까지 동원되면서 우리나라를 도발하고 있다. 우리 당국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전승절 69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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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2일 ‘바보들의 자살극’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난달 22일 통일부·국방부의 윤석열 대통령 업무보고를 두고 “한 마디로 평한다면 우리와의 대결 의지를 더욱 명확히 하고 반공화국 압살 흉계를 모의한 또 하나의 추악한 동족 대결 마당이었다”고 비판했다.
해당 매체는 ‘평화적 통일기반 구축’·‘호혜적 남북관계’ 등의 표현이 담긴 통일부의 업무보고에 대해 “흡수통일 망상을 숨김없이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국방부의 업무보고와 관련해선 “‘힘에 의한 평화’와 ‘한미동맹의 도약적 발전’을 떠들었다”며 “말 그대로 북침 전쟁 흉계의 모의판”이라고 힐난했다.
해당 매체는 “고작해야 식민지 괴뢰에 불과한 자들이 ‘선제타격’이니, ‘응징’이니 하며 객기를 부리는 것은 더욱 기막힌 만홧감들이 아닐 수 없다”며 “‘바보들의 자살극’을 주제로 만화를 만든다면 그 소재로는 현재 괴뢰 역적패당이 놀아대는 행태보다 더 어울리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조롱했다.
한미 양국이 8월 22일~9월 1일 후반기 한미 연합훈련이 예정됨에 따라, 이에 반발하는 북한의 도발성 발언은 점차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전멸`, `응징` 등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우리 정부를 위협했었다.
북한의 이 같은 공세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 선전매체의 개별 보도에 대해 일일이 논평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면서 “대통령 취임 이전부터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 비난하는 동향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