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함께 아직 백신 접종률이 7.2%에 불과한 상황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지고 있어 자칫 코로나19 확산세가 지금보다 더 커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노바백스 미국·유럽 등서 승인 미뤄…국내에도 영향
11일 외신들에 따르면 노바백스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승인신청을 3분기로 미루면서 국내 백신 수급과 접종 계획에 또 다시 차질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 노바백스와 3분기 내 백신 2000만회분을 공급받기로 했고, SK바이오사이언스와 기술이전을 통한 생산을 하고 있어 3분기 의존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노바백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유럽의약품청(EMA), 유럽연합(EU) 등 주요 규제당국에 3분기에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신청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바백스는 올해 3분기까지 매월 1억5000만회분의 백신을 생산하겠다는 목표 역시 1억회분으로 낮췄다. 이미 한 차례 원재료 수급 등으로 원재료와 장비 등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생산 일정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노바백스의 상황이 국내 백신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정부는 노바백스 백신에 대한 신속한 허가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노바백스 백신심사반’을 운영하고 미국, 유럽 등과 동시에 심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과 영국에서 승인이 늦어지더라도 우리가 독자적으로 심사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나, 노바백스가 심사 신청을 늦게 하는 것은 얘기가 다르다.
원재료 부족 문제 역시 반복되고 있어 문제다. 이미 한 차례 생산이 중지돼 정부가 TF를 꾸려 노바백스 측을 도와 원재료 수급 문제를 해결한 바 있으나 부족 현상이 반복될 때마다 정부가 나서야 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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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9월까지 전 국민에 대한 1차 백신 접종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6월까지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를 활용한 고령층 중심의 1300만명에 대한 접종이 끝나면 7월부터는 모더나와 노바백스, 얀센 등 추가 백신 물량 공급이 수월해야만 이 같은 계획을 달성할 수 있다.
모더나나 얀센 등 백신의 도입 일정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그나마 CEO 방한으로 일정을 확답받은 노바백스마저 일정이 미뤄지며 집단면역에 달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국은 현재로서는 노바백스로부터 특별한 통보를 받은 것이 없으며, 나머지 백신의 도입 계획에 대해서도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아직 3분기까지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도입 시기가 임박해 일정이 확정될 것이라는 얘기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1일 “아직 변동 사항에 대한 통보는 없다”고 밝혔으며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국제 상황과 국내 생산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신 수급과 관련한 우려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최근 1주일간 국내에서 변이 바이러스 신규 확진자는 176명으로 확인됐다. 국내서만 141명이 나왔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변이 바이러스를 직접 확인한 사례는 808명이며, 역학적으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하는 사례는 총 1089명에 이른다.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은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특히 지역 사회에서 변이 바이러스 집단 감염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기도 하다. 울산에서는 영국 변이 바이러스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한 이후 울산 전역에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되고 있다. 경기 부천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되고 학교 등으로 추가 전파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 속도가 빠르고 백신 면역을 회피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코로나19 확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영국 변이는 전파력이 50% 정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고, 남아공과 브라질 변이는 백신 접종을 통해 나타나는 면역을 회피하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변이에 대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