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86·사진)이 이끄는 버크셔 헤서웨이가 사상 최대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버크셔는 90억달러어치(약 10조8000억원)의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철도 자회사 벌링턴노던산타페를 인수하기 위해 지난 2010년 발행했던 80억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이 회사의 회사채 발행 역사상 최대규모다.
|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 출처:마켓워치 |
|
버크셔가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것은 항공부품업체 프리시전 인수비용 가운데 100억달러를 갚기 위해서다. 버핏 버크셔 회장은 지난해 프리시전 인수를 위해 현금 자산 가운데 230억 달러를 사용하고 나머지 자본은 차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시전 인수금액은 부채를 포함해 372억 달러로 버크셔 역대 인수건 가운데 가장 큰 액수다.
투자자들도 반기고 있다. 경기둔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믿고 투자할 우량기업은 드물기 때문이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버크셔가 프리시즌을 인수해도 ‘AA’ 신용등급의 하락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 버크셔의 90억달러 채권발행에 300억달러의 투자 자금이 몰렸다. 투자자가 몰리면서 발행금리도 낮아졌다(채권값 상승). 가장 만기가 긴 10년물 회사채 금리는 같은 만기 국채보다 1.3%포인트 높은 금리가 적용될 전망이다. 애초 가산금리가 1.55%포인트 정도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수요가 급증해 낮아진 것이다.
우량등급 기업의 회사채가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투자적격등급 회사채 발행액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늘었다. 지난 1월 세계 최대 맥주회사 벨기에의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인베브)가 460억달러, 지난 2월 엑손모빌과 애플은 각각 12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조디 루리 재니몽고메리스콧 애널리스트는 “버크셔의 신용등급은 최상급”이라며 “시장에서 버크셔의 채권수요도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