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월드타워' 상량식..신동빈의 롯데 '대들보' 올라갔다

롯데월드타워 상량식 개최..6년만에 외부공사 마무리
경영권 분쟁 등 악재 겹쳤지만 예정대로 공사 끝내
아버지와 다른 서구식 경영스타일..'신동빈표' 롯데 구축
  • 등록 2015-12-22 오후 4:24:35

    수정 2015-12-23 오전 11:32:04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시작은 아버지였으나 마무리는 아들의 몫이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월드타워의 마지막 대들보를 123층으로 올려보냈다. 완공까지는 1년 가량 남았지만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추진해온 ‘제2롯데월드’ 오픈에 바짝 다가갔다. 신 회장은 이 거대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맞닥뜨린 악재를 자신의 경영스타일을 구축하는 기회로 삼았다.

신 회장은 22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상량식에 참석했다. 상량식은 외부공사를 마무리하고 내부 공사를 하기전에 치르는 행사다. 타워 완공까지 거쳐야 하는 큰 산을 넘은 셈이다.

신 회장은 축사를 통해 “오늘은 롯데월드타워의 123층 대들보를 올리는 역사적 순간”이라면서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롯데월드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안전을 최우선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축사 마지막 부분에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경의와 감사를 표한다”며 “조국의 랜드마크를 남기겠다는 아버님의 뜻에 따라 세워진 타워는 대한민국 랜드마크 넘어 전 세계 사랑받는 건축물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완공 시 타워는 한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물론 전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빌딩이 된다.

신 회장이 언급했듯이 초고층빌딩은 사실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이다. 신 총괄회장은 서울에 세계 최고 높이의 제2롯데월드를 짓는 것이 여생의 꿈이었다. 아흔이 넘는 나이에도 공사 현황을 직접 챙기며 최근에도 79층까지 직접 올라가 관계자들로부터 보고를 받았다. 신 총괄회장은 이 프로젝트를 차남 신 회장에게 전적으로 맡겼다. 신 회장은 아버지 뜻을 받들어 제2롯데월드 건설에 매달렸다.

롯데월드타워는 ‘아버지의 꿈’이자 신 회장이 그룹 총수로 경영활동을 시작하면서 맡은 첫번째 과제다. 타워 공사는 2010년 10월 시작됐다. 신 회장은 이듬해인 2011년 롯데그룹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본격적인 경영활동에 나섰다.

건설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위기상황을 대처하는 과정에서 신 회장은 자신의 경영스타일을 구축해갔다. 폐쇄적인 경영스타일을 고수했던 아버지와 달리 신 회장은 정반대인 서구식 스타일로 문제점을 숨기기보다 인정하고 정면돌파를 택했다.

신 회장은 제2롯데월드의 안전문제가 발목을 잡자 전담 안전관리위원회를 꾸렸다. 이인원 부회장을 안전관리위원장, 황각규 롯데정책본부 사장을 간사에 앉히는 등 그룹 주요인사를 배치해 안전 우려를 씻는 데 주력했다.

아울러 올해 벌어진 경영권 분쟁으로 실추된 그룹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그룹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카드를 꺼냈다. 기업상장에 소극적인 아버지와 달리 신 회장은 정보공개에 적극적이었다. 신 회장은 타워 건설을 통해 아버지의 숙원사업을 이룸과 동시에 아버지와는 다른 ‘신동빈표’ 롯데를 완성해 나갔다.

하지만 여전히 남은 과제는 산적해 있다. 우선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분쟁을 매듭짓는 일이다. 당장 23일 신 전 부회장 측이 제기한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의 세번째 심리가 예정돼 있다. 또 25일에는 일본 법정에서 ‘신 총괄회장 해임 무효소송과’ 관련한 심리가 열린다.

우선 신 회장은 상량식을 계기로 침체 된 그룹 분위기를 바꾸는데 주력하는 한편 그동안 미뤄둔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호텔롯데 증시상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시대를 지나 ‘신동빈의 롯데’가 대들보를 올리며 새로운 틀을 만들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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